美국채 하락 베팅하거나 공포지수에 투자할 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 등에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급락하면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금리 인상 시기에는 미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금리 상승) 수익을 낼 수 있는 채권 인버스 ETF 등을 매수하는 게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학개미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ETF는 18일(현지시간)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지난해 순매수 1위 해외 ETF로 이름을 올린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종목코드 TQQQ)는 이날 7.21% 급락했다. TQQQ는 나스닥100 지수를 세 배로 추종하는 만큼 하락폭이 가팔랐다. 지난해 순매수 순위 2·3위를 차지한 인베스코QQQ트러스트 ETF(QQQ)와 SPDR S&P500 ETF(SPY) 등도 각각 2.49%, 1.77% 떨어졌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세 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ETF(SOXL)는 13% 넘게 폭락했다.

美국채 하락 베팅하거나 공포지수에 투자할 때…
하락장 속에서 빛을 발한 ETF도 있었다. 미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ETF였다. 이날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연 1.879%까지 치솟으며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자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은 내림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20년 이상 만기 국채 가격이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쇼트 20년 미국채 ETF(TTT)는 이날 4.45% 상승 마감했다. TTT는 3배 레버리지 상품으로 올해 13% 넘게 올랐다.

프로셰어즈 울트라쇼트 20년 미국채 ETF(TBT)와 프로셰어즈 쇼트 20년 미국채 ETF(TBF)는 각각 2.9%, 1.5% 올랐다. 올해 들어 수익률은 각각 8.6%, 4.3%에 달한다. CNBC는 이들 상품을 소개하면서 “올해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이어간다면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동금리 채권을 담는 아이셰어즈 플로팅레이트본드 ETF(FLOT)도 추천 목록에 올랐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이 덩달아 높아지는 상품이다. CNBC는 “금리 인상 리스크를 회피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했다. FLOT는 이날 0.02% 상승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에 투자하는 프로셰어즈 VIX 단기선물 ETF(VIXY)도 7.69% 뛰었다. Fed의 조기 금리 인상 움직임 속에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노무라의 리처드 호지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ed의 금리 인상은 상당한 변동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