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리자드 인수 배경은 '메타버스'…IT M&A 사상 최고액
마이크로소프트가 687억 달러에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한다. 인수 대상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오브 듀티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을 제작하며 수 억 명의 유저층을 확보한 게임사다. 마이크로소프트가 IT업계 사상 최고액을 들여 사들인 기업이 게임업체인 것이다.

양사는 이번 인수합병 건을 발표하며 메타버스에 대한 가능성을 크게 부각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은 오늘날 모든 플랫폼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분야"라며 이번 M&A가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비 코틱 블리자드 CEO는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확보한 수억 명의 유저 커뮤니티를 메타버스로 연결하는 것이 다음 단계"라며 "이번 M&A로 클라우드 컴퓨팅과 AI·기계 학습, 데이터 분석,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경험 기능에 대한 투자가 점점 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인수를 "마이크로소프트의 46년 역사상 가장 큰 인수이자 미래 방향에 대한 큰 도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메타버스는 가상 공간 안에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뜻하며, 최근 로블록스 등 게임을 통해 구현되고 있는 개념이다. 메타버스 안에서 이용자들은 게임을 할 뿐 아니라 자신이 만든 아이템을 다른 사람들과 거래하며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며, 회의나 검색, 소셜 네트워크 기능도 이 안에서 수행한다. 인터넷 이후 차세대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되며 최근 기업들의 메타버스 관련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0월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고 메타버스 분야에 집중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전에도 차세대 플랫폼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지난해에는 게이머들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인 디스코드의 인수를 검토했고, 차세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의 인수 역시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컴퓨터 운영 인프라인 윈도우즈의 공전의 성공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타진하는 새로운 플랫폼의 가능성이 게임 혹은 메타버스에 있다고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메타버스 시대에는 게임 역시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분류될 수 있다.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담당 부사장은 "젊은 세대는 방과 후 게임 안에서 만나고 있다"며 "공동체의식은 게임의 기본 요소이자 게임 자체가 거대한 소통 창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양사는 이번 인수 완료 시점을 마이크로소프트의 2023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오는 2023년 6월 말 이후로 보고 있다. 바비 코틱 블리자드 CEO의 임기를 비롯한 조직의 독립성은 규제당국의 인수 승인 전까지 보장된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