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오프라인 소매점인 월마트가 과감하게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CNBC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특허청에 따르면 월마트는 작년 말 자사 관련 가상 브랜드 상표권을 대거 출원했다. 가상의 전자기기와 가정용품 장난감 스포츠용품 등의 트레이드마크가 대표적이다. 별도로 암호화폐와 대체불가능토큰(NFT)의 상표권 등록도 신청했다.

월마트는 성명에서 “신기술이 미래의 쇼핑 경험을 어떻게 바꿔놓을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상표권 출원에 대해 추가적인 언급을 내놓지는 않았다.

상표권 전문 변호사인 조쉬 거번은 “(상표권 출원) 이면에서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꾼 뒤 상당수 기업들이 가상 세계로 빠져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번 변호사는 “갑자기 가상 세계가 진짜 현실처럼 다가왔고, 모두가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되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월마트는 작년 말 가상 상품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CNBC 제공

월마트는 작년 말 가상 상품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CNBC 제공

월마트 외에 메타버스 부문을 강화하는 기업은 적지 않다.

나이키는 작년 11월 가상 브랜드의 운동화와 의류를 판매할 목적으로 일부 상표권을 출원했다. 같은 달에는 게임 개발업체인 로블록스와 함께 ‘나이키랜드’를 만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가상 운동화 회사인 RTFXT(아티팩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의류업체인 갭 역시 자사의 상징적인 로고가 박힌 셔츠의 NFT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 NFT 가격은 8.30달러에서 최고 415달러까지다.

언더아머와 아디다스의 NFT는 작년 말 판매 개시 직후 동이 나기도 했다. 두 회사의 NFT 가격은 NFT 거래 시장인 ‘오픈시’(OpenSea)에서 급등한 상태다.

랄프로렌 애버크롬비 어번아웃피터스 등 다른 의류업체들도 가상 자산에 대한 상표권을 최근 줄줄이 출원했다고 거번 변호사는 설명했다. 이 기업들이 조만간 가상 상점을 개설해 자사 의류 판매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CB인사이트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NFT를 출시해 상품과 서비스 거래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구찌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 입장에선 NFT가 값비싼 실제 상품을 인증해주는 기능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마트 주가는 지난 1년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월마트 주가는 지난 1년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거번 변호사는 “소비자들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반 상품에 익숙해지면 더 많은 소매업체들이 관련 생태계 조성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암호정보 서비스업체인 더블록의 프랭크 차파로 이사는 “많은 기업들이 전자상거래 변화를 읽지 못해 뒤처졌던 경험이 있다”며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놓쳐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메타버스 열풍이 단지 유행에 그친다 하더라도 소매업체 입장에서 평판 훼손 등을 우려할 필요가 없는 만큼 손해보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대형 게임업체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총 687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이날 오전 발표했다. 인수 발표 직전의 블리자드 주가 대비 약 45% 높은 가격이다.

이번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MS는 메타(옛 페이스북)가 주도하는 메타버스 시장 경쟁에 본격 가세하게 됐다는 평가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게임은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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