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엔 非미국 주도주로

유로스톡스 50
지난해 21% 상승
기업 실적 회복 속도
미국보다 빨라

ECB 경기부양 지속
올해 증시도 양호한 흐름

유럽 은행주 관심
프랑스전력公·에릭슨도
눈여겨봐야
지난해에도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해’였다. 작년 MSCI 세계지수는 16.8% 올랐는데, 상승분의 83%는 미국에서 발생했다.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은 8.8% 오르는 데 그쳤고, 신흥국은 4.6% 하락했다. 미국에 가려졌지만 20% 넘게 상승하며 주가 강세를 보인 지역이 있다. 바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록다운 반복으로 주가와 경기가 오르락내리락했지만, 작년 하반기에는 기업 이익 회복 속도가 미국 증시를 추월할 정도로 빨랐다. 대부분 유로존 국가가 두 자릿수 지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외 증권업계에서는 올해도 유로존 증시가 높은 회복력을 토대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증시의 대안을 찾는다면 유로존 증시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밖에서 기회 찾는다면, 유로존 봐라

유로존, 올해도 의외의 복병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올해 유로존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JP모간은 지난달 연간 보고서에서 “유로존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 경제 성장 속도 및 정책 지원 수준 등에서 매우 고무적으로 보인다”며 “저평가된 지역이지만 강력한 수익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도 “유로존이 미국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좋아 보인다”며 “유로스톡스600의 12개월 목표치로 530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유로스톡스600 지수는 지난해 488.71로 마감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유로존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복병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유로존이 수급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환·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과 달리 유럽중앙은행(ECB)은 여전히 경기 부양 기조로 남아 있을 전망”이라며 “과거 미국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 유로존 증시는 비(非)미국 중 주도주 기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아 금리 상승기 주가 방어력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유로존 경제가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많지만 그만큼 회복 여력이 높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다. 유로존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건설 경기가 반등하고 설비투자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공급망 차질이 정점을 통과하면 제조업 반등이 가시화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탄탄한 대외 수요와 1.14달러 수준까지 낮아진 유로화 환율이 수출과 제조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소비와 수출, 투자에서 모두 고른 개선이 나타나면서 올해 유로존 회복세가 미국보다 돋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보기술(IT)·소비재 등에서 중장기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김성환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유로존에서 글로벌 기술과 산업 트렌드에 부합하는 주도 성장 산업의 이익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반도체, IT 하드웨어, 럭셔리, 모빌리티 업종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금융, 소재 등 경기민감 업종도 인플레이션 수혜 속에서 가파른 이익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월가가 지목한 유로존 추천주
글로벌 IB들은 유럽 은행주를 추천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 건전성이 개선됐고 규제 부담이 줄었다”며 유럽 은행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프리스도 “유로존 은행이 높은 채권 수익률과 인플레이션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봤다. 제프리스는 추천주로 크레디아그리콜(ACA)과 ING그룹(ING)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스페인 인프라 기업인 페로비얄(FER)을 유럽 최고의 주식으로 지목했다. EDF와 페로비얄은 인플레이션 수혜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은 스웨덴 통신장비제조 업체인 에릭슨(ERIC)을 선호주로 제시했다. 5G 테마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에릭슨은 이 분야에서 점유율 상승이 기대되는 업체라는 설명이다.

JP모간은 네덜란드 전자결제 업체 아디옌(ADYEN)을 추천했다. 기업 결제 부문 ‘톱픽’으로 꼽았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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