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판매량 증가에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t당 30만위안(약 5600만원)을 돌파했다. 시장에선 올해 50만위안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13일 전기차 배터리용 탄산리튬의 가격이 전날 t당 31만6000위안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한 달 전보다 10만위안이 오른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상하이메탈스마켓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초만 해도 t당 6만위안이었다. 1년 상승률이 426.7%에 달한다. 지난해 11월말 t당 20만위안을 찍은 이후에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리튬 가격 상승은 전기차 판매량 증가에 따른 결과다. 중국의 지난해 신에너지차(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량은 352만대로 2020년 대비 160% 증가했다. 중국 승용차협회는 올해 판매량이 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 리튬 트레이더는 "리튬 공급이 부족해 최근에는 스폿(1회성) 거래 가격이 t당 35만위안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궈진증권은 올해 리튬 가격이 t당 50만위안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배터리회사 임원은 이런 전망에 대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공학회 산하 중국자동차배터리산업혁신연합의 동양 연구원은 "배터리와 전기차 회사들이 리튬 재고 확충에 나서면서 가격이 더 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리튬 공급 확대와 가격 안정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중국 내에선 칭하이, 쓰촨, 장시성에 리튬 매장량이 집중돼 있다.

리튬 제련업체들은 광산 채굴권 확보 등 공급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채굴권 확보에서 실제 리튬 공급까지 3년 정도 시간이 걸려 리튬 공급난은 2025년께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제금융공사(CICC)는 전기차 판매 확대와 리튬 공급량을 비교한 결과 올해 1만1500t, 내년에는 2만9000t의 리튬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선전증시 상장사이자 중국 최대 리튬 제련업체인 간펑리튬(종목코드 002460)은 런던 바카노라리튬에 2억6400만달러를 주고 세계 최대 광산 중 하나인 멕시코 소노라광산 채굴권을 확보했다. 간펑리튬은 아프리카 말리 광산에도 1억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회사인 CATL은 지난해 9월 민주콩고의 마노노광산 지분 24%를 2억4000만달러에 취득했다. 이어 11월에는 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업체 YPF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