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사면 내비게이션 단말기부터 설치하던 때가 있었다. '아이나비' 브랜드를 앞세운 팅크웨이는 내비게이션 업계 1위 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티맵 등 휴대폰 앱이 시장을 치고 들어오자 단말기 제조 노하우를 살려 블랙박스 회사로 변신했다. 현재 팅크웨어는 국내 블랙박스 시장 약 40%를 점유하는 업계 1위 기업이다. 이제는 그간 축적해온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12일 팅크웨어는 1.24% 오른 2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말 BMW 본사와 237억원 규모 블랙박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팅크웨이 매출 75%는 블랙박스에서 나온다. 팅크웨어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를 넘어 기업 간 거래(B2B)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수출도 꾸준히 늘어왔다. 해외 매출인 지난 6년간 연 평균 64.4% 성장했고 비중도 2.5%에서 24.5%로 확대됐다.

김용호 한양증권 연구원은 "이번 BMW와의 계약은 올해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BMW 본사와의 직계약은 B2B 사업 확대 위한 레퍼런스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2003년부터 이어온 내비게이션 사업 덕에 지도 데이터를 꾸준히 고도화해왔다. 이는 자율주행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팅크웨어는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포티투닷’에 지도 데이터를 제공 중이다. 현대차, SKT 등이 투자한 포티투닷은 올해부터 서울 상암동에서 레벨4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국내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팅크웨어는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 지난해 자회사 아이나비시스템즈와 함께 꾸린 컨소시엄이 정부가 주관하는 '레벨4 자율주행차 플랫폼 기술개발 국책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1~5단계로 구분된다. 레벨4는 비상 시에도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정도를 의미한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양산형 자동차에 적용되는 자율주행 단계는 레벨2 수준으로, 반드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한다.

이승철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전기차를 필두로 자동차 전장화가 진행되면서 카메라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카메라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간 융복합화 양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 레이더, 라이다 방식이 아닌 카메라를 활용한다. 이 연구원은 "팅크웨어는 자체 지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에 힘입어 블랙박스 회사에서 자율주행 회사로 진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