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머지 않은 시점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채비에 나서자 금융주 주가가 뛰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권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지수의 금융섹터 지수는 올해 첫 5거래일간 5.4% 상승했다. 2010년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이란 게 신문의 설명이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9% 떨어지면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나스닥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24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같은 기간 10%나 급등했다. 2020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로 기록됐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4.5% 급락해 2020년 3월 팬데믹(대유행) 선언 당시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미국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올해 첫 주에 10%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금융사 주가가 뛸 것이란 기대가 크다. 월스트리트저널 제공
미국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올해 첫 주에 10%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금융사 주가가 뛸 것이란 기대가 크다. 월스트리트저널 제공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금융권 이익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게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권의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간 차이)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를 먼저 올리는 경향이 있으며, 예금보다 대출 금리 인상폭이 더 크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주 Fed는 작년 12월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하면서 ‘3월 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 이 때문에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한때 연 1.8%를 돌파하기도 했다.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였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미 은행들의 대출 금리와 긴밀하게 연동돼 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올 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제공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올 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제공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제이슨 골드버그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은행권의 예대마진이 계속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레이트닷컴의 그레그 맥브라이드 수석분석가는 “올해 경기가 호조를 띠면서 은행권의 기업 및 가계 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며 “은행 주가엔 유리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14일 JP모간 체이스와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주요 은행들이 작년 4분기 실적을 일제히 발표할 예정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