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포괄수가제 도입…제약·의료株 '호재'
중국의 의료산업은 또 한번의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바로 의료 포괄수가제 도입이다. 포괄수가제란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 종류와 상관없이 같은 종류의 질병을 치료하면 같은 금액을 지불하는 의료 가격책정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 도입했으며, 미국과 일본도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도입한 오래되지 않은 제도다. 최근 들어 신흥국들도 도입 중에 있다. 2014년 인도네시아에서 국가보장 의료보험을 포괄수가제에 기반해 수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포괄수가제는 행위별 수가제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행위별 수가제는 진료할 때마다 진찰료, 입원료, 약값 등에 따로 가격을 매긴 뒤 합산해 진료비를 산정하는 제도다. 포괄수가제는 치료 과정이 비슷한 환자들을 묶어 하나의 가격을 매긴다. 불필요하고 과다한 진료행위를 줄이고, 의료비용의 사전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입원 유인을 제거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험자는 진료비 지급 비용을 절감하고, 환자는 진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중국은 국가의료보험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행위별 수가제에 기반해 있다. 이는 과잉진료 문제를 낳고 있다. 중국 병원에 가면 간단한 감기도 피검사를 하고 영양 수액을 맞는 일이 흔하다. 질병과 상관없는 중국 전통약 처방을 받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산업구조는 제약이나 의료산업 혁신 의지도 꺾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폐단을 바로잡고자 지난 5년간 의약산업의 제도 개선을 시도해왔다. 의료보험 일원화, 약가 인하, 의약품 유통채널 합리화 등이 주요 사례다.

이런 노력의 최종 타깃은 포괄수가제가 될 것이다. 2018년 약가인하제도가 도입된 이후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들만 의미있는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포괄수가제 도입도 의약산업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중국 사립병원들은 매출에 일정 부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어병원, CR메디컬 등의 병원주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앞서 비슷한 제도적 변화를 경험한 인도네시아 사립병원들은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되기도 했다.

향후 중국 병원들은 서비스 차별화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의료장비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의 인구당 설치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분의 1 수준이다. 의료서비스 개선은 의료 국산화 움직임과 맞물려 중국산 의료장비 수요를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우건 JK캐피털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