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는 혁신기업 주가 지수뿐 아니라 15개 암호화폐의 가격 움직임을 보여주는 가상자산 지수 개발도 완료했다. 암호화폐가 주요 투자 자산군으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 다양한 가상자산 지수를 만들 계획이다.
한경과 핀테크 기업 웨이브릿지는 ‘KEDI-웨이브릿지 한국 가상자산15 지수(KOVAX15)’를 11일부터 공식 산출하기 시작했다. KOVAX15는 ‘Korea Virtual Assets Index 15’의 줄임말이다. 지난해 말부터 테스트 기간을 거쳤고, 한경닷컴 홈페이지의 데이터센터 메뉴에서 지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KOVAX15는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거래되는 15개 주요 암호화폐 가격 움직임을 모두 반영한다. 한국 시장의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 달러화가 아니라 원화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기존에도 거래소 운영사 등이 만든 암호화폐 지수가 있었지만, 자사 거래소 가격만을 기준으로 해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움직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11일 기준 지수에 포함된 암호화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바이낸스코인, 솔라나, 에이다, 리플 등이다. 편입 종목은 시가총액을 기초로 거래 안정성 등을 감안해 선정한다. 시총이 과거 3개월간 상위 40위권을 유지하지 못한 자산은 제외한다. 지수운영위원회를 통해 편입·편출 작업을 거쳐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구성 종목을 업데이트한다.
국내 금융당국은 암호화폐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가상자산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판매되고 있다. 미국에선 작년 10월부터 프로셰어즈, 발키리, 반에크 등 주요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따라가는 ETF를 상장했다. 이들 상품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추종한다. 캐나다, 독일, 스웨덴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도입되면 투자자로선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도 암호화폐에 관심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거래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 가상자산 ETF가 도입될 경우 한 종목만 담는 게 아니라 KOVAX15처럼 다양한 암호화폐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할 가능성이 높다. 종합지수는 특정 종목의 움직임에 비해 등락률이 크지 않아 장기 투자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오후 2시께.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서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 위믹스 가격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후 6시까지 7200원대에서 4700원으로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서둘러 매도에 나섰다. 그 이전까지 시간당 평균 100만 개도 거래되지 않던 위믹스는 4시간 만에 2400만 개(1500억~2000억원어치)가 거래됐다.이튿날 주식시장에서는 위메이드가 개장 2시간 만에 15% 폭락했다. 2시간 동안 약 183만 주(2750억원어치)가 거래됐다. 대부분 손절 물량이었다. 위메이드 주가는 그동안 위믹스 가격에 연동돼 움직였다.“아무 일도 없었다.” 코인 가격, 주가가 순식간에 폭락했지만 위메이드 측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하지만 코인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한 시간은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대량으로 매각한 사실이 알려진 시간과 겹친다. 예고 없는 처분에 보유자들은 손절매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 업비트에 상장한다는 소식에 위믹스 가격은 저점 대비 두 배가량 급등했다. 10일 매도한 투자자들이 두 번째 한숨을 쉬게 만든 사건이었다.위메이드는 암호화폐는 법적으로 공시 의무가 없고, 투자설명서 격인 백서에도 발행사가 물량을 처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맞는 얘기다. 법적인 문제는 없다. 여러 차례 나눠 매각했기 때문에 시세에 영향을 준 적이 없다는 설명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지난 10일 급락에 대한 설명은 되지 않았다.투자자들은 예고 없는 매도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위메이드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위메이드는 ‘왜 우리에게만 높은 잣대를 적용하냐’는 태도다. ‘코인판의 룰’대로 행동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위메이드를 단순한 코인 발행사로 생각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이 위믹스에 대거 투자한 것은 발행 주체가 코스닥시장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위메이드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위메이드를 단순한 코인사가 아니라 ‘공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비판이 일자 위메이드 측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위믹스 처분 내역을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다.위메이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P2E(돈 버는 게임) 생태계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게임업계 플랫폼’이 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위메이드가 큰 꿈을 품은 기업이라면 사고방식과 행동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검찰이 2조2000억원대 암호화폐 사기 범죄를 저지른 암호화폐거래소 브이글로벌 임원진 7명에게 무기징역과 총 2조원대 벌금을 구형했다. 사기 사건에서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검찰은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공판에서 브이글로벌 이모 대표 등 임원진 7명에게 무기징역과 벌금 2조2294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 등 임직원 5명에게 1220억원의 추징금을, 나머지 직원 2명에 대해서는 각각 965억원과 23억원의 추징금을 구형했다.검찰은 “이번 사건은 조직적·계획적 범죄를 저지른 사법 역사상 전무후무한 사기 사건”이라며 “피해자들은 이 사건으로 노후 자금, 자녀의 결혼 자금 등을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고 정신적 고통까지 호소하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또 “피해자 수,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은 단군 이래 최대 사기로 꼽히는 ‘조희팔 사건’을 능가하는 유사 수신 사기 사건”이라며 “피고인 중 누구도 현실적인 피해 복구를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지 않고 다른 피고인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최후 진술에서 “브이글로벌을 국내 최고 거래소로 성장시키려는 것이었을 뿐 돈을 편취할 계획은 없었다”고 주장했다.피고인들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거래소에 최소 600만원을 넣고 계좌를 개설하면 단기간에 투자금의 세 배인 1800만원을 되돌려준다” “새 회원을 데려오면 추가 수당을 준다”는 등의 수법으로 투자자를 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다단계 피라미드식’으로 회원을 끌어모은 뒤 이 돈을 돌려막기식으로 투자자에게 건넸다. 일부 투자자가 약속한 수당과 환불을 받지 못하면서 피해가 발생했다.브이글로벌 사건은 역대 최대 규모 암호화폐 사기 범죄로 주목받았다. 피해자는 5만 명대, 피해 규모는 2조2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11일 열릴 예정이다.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사가 산출하는 주가지수 ‘KEDI 혁신기업ESG30’이 12일 2.72% 상승한 2781.15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1.54%)와 코스닥지수(2.21%) 상승률을 모두 웃돌았다. 혁신기업ESG30은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130여 명이 고른 혁신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다. 한경은 최근 한국거래소로부터 지수산출기관으로 인정받았다.혁신기업ESG30 구성 종목은 크게 정보기술(IT), 플랫폼, 미래기술, 바이오 등 4개 혁신 분야로 나뉜다. 이날 30개 지수 구성 종목 중 28개가 상승 마감했다. 10개 종목이 3% 이상 올랐다.상승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미래기술 분야에 포함된 SK이노베이션으로 9.52%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블룸버그인텔리전스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주목해야 할 글로벌 주식 50선’에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들며 매수세가 몰렸다. 이 밖에 레고켐바이오(7.19%) 한화솔루션(6.52%) LG이노텍(5.51%)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30개 중 오르지 못한 종목은 두 개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보합 마감했고 SK텔레콤(-0.18%)은 소폭 하락했다.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며 일부 자산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있지만, 확실한 미래 먹거리를 가진 혁신기업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란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혁신기업ESG30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TIGER KEDI 혁신기업ESG30’을 다음달 8일 출시할 예정이다."혁신에 투자"…KEDI 30종목 중 28개 상승레고켐바이오·한화솔루션 등 10개종목 상승률 3% 넘어한국경제신문사의 ‘KEDI 혁신기업ESG30’ 지수는 혁신 산업을 대표하는 상장사 최고경영자(CEO) 100명과 증권·자산운용사 CEO 3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토대로 만들어진다. CEO들이 가장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기업 50곳을 추린 뒤 한경과 연세대 경영대학원, IBS컨설팅이 공동 개발한 ESG 평가모델을 적용해 최종적으로 30곳을 선정한다.혁신ESG3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 중인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혁신 기업과 ESG 테마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 지수사업자가 만든 지수는 편입 종목을 지수개발자가 임의적으로 고르지만 혁신ESG30 지수는 현장 CEO 목소리가 반영되기 때문에 더 신뢰가 간다”고 평가했다.증권업계에서는 혁신ESG30 지수를 기반으로 한 ETF가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것이란 예상이 많다. 혁신ESG30 지수의 2020년과 지난해 연간 상승률은 각각 76.94%, 9.54%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각각 30.8%, 3.6%였다. 혁신ESG30 지수 상승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코스닥지수와 비교해도 혁신ESG30 지수 성적이 더 우수했다. 2020년과 지난해 코스닥지수 연간 상승률은 각각 44.6%, 6.8%였다. ‘테마 ETF 강자’라고 불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혁신ESG30 지수를 기반으로 한 투자 상품을 만들기로 한 것도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혁신ESG30 지수에는 삼성전자 네이버 현대자동차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SK하이닉스 등 널리 알려진 대기업뿐만 아니라 리노공업 솔브레인 더존비즈온 효성첨단소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고켐바이오 등 강소기업도 포함됐다. 강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주가 상승 여력이 큰 경우가 많다. 혁신ESG30 지수는 모든 편입 종목을 균등하게 나누는 동일 가중 방식으로 지수를 산출한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기존 지수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한경은 혁신ESG30 지수를 내놓으며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한 지수 산출기관이 됐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한경이 추가적으로 내놓을 ‘KEDI 시리즈’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ETF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소 운용사까지 ETF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상품의 기초가 되는 지수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라며 “혁신ESG30 지수처럼 언론사만이 만들 수 있는 독특한 지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 KEDI 혁신기업 ESG30 지수 자세히 보기https://datacenter.hankyung.com/kedi/esg30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