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간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보수 인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추격자인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 보수 인하로 선두를 추격하자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까지 ‘업계 최저 보수’를 마케팅 전략으로 꺼내들었다.

삼성자산운용은 11일 ETF 7종에 대한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대상 ETF는 국내주식형 2종(KODEX 헬스케어, KODEX 200ESG), 미국주식형 2종(KODEX 미국반도체MV, KODEX 미국스마트모빌리티), 미국리츠 1종(KODEX 다우존스미국리츠(H)), 국내외 채권형 2종(KODEX 10년 국채선물, KODEX 미국채 10년선물) 등 총 7종이다. KODEX 10년 국채선물은 0.07%, 나머지 ETF는 0.09%로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 시장을 통한 ETF 장기투자자가 늘어나고, 기관투자가의 ETF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등 장기 투자에 대한 고객 니즈를 반영했다”고 했다.

직접 투자, 자산 배분 등 장점을 두루 지닌 ETF 시장이 커지자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KB자산운용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가 보수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실제 보수 인하 종목은 경쟁사 대비 판매가 부진한 종목에 집중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운용 보수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판매에 힘을 줘야 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보수 인하를 마케팅 전략으로 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