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엔 굵직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한미약품유한양행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회사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을 ‘글로벌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원 이상)’로 올려놓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기술을 이전받은 얀센은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혁신치료제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연초 국산 코로나19 백신 탄생도 가시화 될 전망이다. 개발 단계가 가장 빠른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상반기 중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GBP510’의 품목허가를 얻어내겠다는 목표다.
2022년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파이프라인 타임라인 / 자료=한경바이오인사이트
2022년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파이프라인 타임라인 / 자료=한경바이오인사이트

1분기, 휴젤 ‘보툴렉스’ 유럽 승인 예정

1분기부터 희소식을 전해올 기업도 상당수다. 휴젤은 이르면 당장 이달 신제품 스킨부스터를 출시한다. 늦어도 내달에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명은 비공개다. 스킨부스터는 피부에 유효 성분을 직접 주입하는 필러와 같은 시술 제품이다. 이를 통해 회사의 제품군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유럽 품목허가 승인 소식도 1분기 내에는 들을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휴젤은 재작년과 작년, 유럽과 미국에 보툴렉스 품목허가신청서(BLA)를 각각 제출했다. 이 중 유럽에서 먼저 승인이 날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원래 유럽은 작년 승인이 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코로나19로 생산공장 현장실사가 늦어지면서 작년에야 실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며 “아직까지 특별한 지적사항이 없어 1분기에는 무난히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 마무리 후 결격사항이 없어 올 중순에는 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1분기 중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의 비교 임상 3상을 실시한다. 회사는 작년 12월 유코백-19에 대한 임상 2상 중간결과를 확보했다. 백신 2회 접종 완료 후 3주 경과 시점의 중화항체가는 저용량 대비 고용량에서 2.5배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표준혈청 기준 결합항체가(BAU) 역시 고용량에서 2.7배로 용량 비례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의 ‘포지오티닙’ FDA 허가 서류심사 진행 여부도 나온다. 기술을 이전받은 미국 스펙트럼은 작년 12월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 및 전이성 ‘HER2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FDA에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통상적으로 FDA는 NDA 접수 후 60일 이내 서류심사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심사가 진행되면 일반신약은 약 10개월, 희귀의약품은 6개월의 검토 후 승인 여부가 판가름난다. 포지오티닙은 지난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메디포스트는 1분기 무릎관절치료제 ‘카티스템’의 일본 임상 3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2월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3상을 승인받았다.

지씨셀의 미국 자회사인 아티바의 나스닥 상장도 예정돼 있다. 아티바는 작년 12월16일 증권신고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다시 제출했다. SEC의 보완요청 때문이다. 큰 특이사항이 없는 한 아티바는 내년 1분기 중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SK바사 코로나19 백신 국내 허가 예정

2분기에는 국산 코로나19 백신의 허가다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반기 중 식약처로부터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GBP510)의 품목허가를 획득하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현재 국내 포함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2차 접종자 대상 부스터샷(추가접종) 임상도 비슷한 시기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프라잔’도 출격 대기 중이다. 펙수프라잔은 작년 12월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34호 국산 신약이다. 펙수프라잔은 이미 해외에서 1조원이 넘는 기술수출 성과를 올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을 마치고 상반기 중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펙수프라잔이 국내 출시되면 ‘라니티딘’ 문제로 판매 중단된 알비스(2018년 매출 584억원)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 식약처는 라니티딘 성분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라니티딘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의 판매를 중단시켰다. 대웅제약의 위장약 알비스도 여기에 포함됐다.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8월 롤론티스의 BLA에 대한 최종보완요구서(CRL)을 FDA로부터 수령했다. 올 상반기 BLA를 재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기술이전으로 주목받은 레고켐바이오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의 첫 임상 성적도 나온다. 레고켐바이오는 2015년 중국 복성제약에 ‘HER2’ 표적 ‘LCB14’를 이전했다. 올 상반기 중국 임상 1a상 결과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결과를 통해 회사 ADC 플랫폼의 안전성과 일부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종근당의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 ‘CKD-510’은 글로벌 1상 환자 투약 종료 후 결과분석 단계에 돌입했다.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곧바로 글로벌 2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3분기, 한올바이오파마 안구건조증 치료제 美 3-2상 마무리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과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을 공동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 3-2상, 중국 3상이 진행 중이다. 이 중 미국 3-2상은 올 8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3-3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한올바이오파마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 실패한 3-1상에서 ‘사인(sign)’과 ‘심텀(symptom)’을 함께 평가했던 것을 3-2상과 3-3상에서는 각각 나눠 평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인은 의사의 판단이 가능한 객관적 증상 개선 지표, 심텀은 환자의 주관적 설문 응답으로 결과를 도출한다.

중국 3상은 현재 중국 하버바이오메드가 진행 중이다. 연내 완료 후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BLA 신청이 목표다.

중증근무력증 치료제 ‘HL161’도 곧 중국 3상을 마치고 연내 중국 BLA 신청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한올바이오파마 측 설명이다.

4분기, 지씨셀 AB101 美 병용 1상 중간결과 발표

지씨셀은 4분기 회사의 첫 제대혈 유래 자연살해(NK)세포치료제 임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AB101’과 ‘리툭시맙’의 병용 임상 1상 중간결과다. 임상은 미국 관계사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가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얀센을 통해 연내 레이저티닙으로 FDA 혁신치료제(BTD) 지정을 신청한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한국을 제외한 세계 판권을 얀센에 기술이전했다. BTD 지정 시,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아 조기 출시가 가능하다. 이 경우 유한양행은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와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유한양행의 자체 레이저티닙 단독요법 국내 임상 3상의 중간결과도 하반기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말 환자 모집을 마친 상태다. 단독요법은 국내와 유럽 등을 주요 목표시장으로 선정해 준비 중이란 설명이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