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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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증시는 '신고가 랠리'로 시작했던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스케줄이 가시화됐고 지난해 기업들의 최대 실적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가가 이런 우려들을 이미 반영하고 있어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봤다. 올해 국내 증시는 2차전지와 정보기술(IT), 콘텐츠 분야가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의 경기둔화 및 미국 중앙은행(Fed) 긴축은 올 상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당장 이익이나 경기 사이클이 반등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증시 본격 반등을 위해 미국과 중국의 긴축이 언제 정점을 찍고 완화되기 시작할 것이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중국과 관련해 주목하는 시기는 올해 봄이다. 일반적으로 지준율을 인하한 뒤 2분기 이후 유동성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유동성이 증가하면 1분기 시차를 두고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반등한다. PMI가 확장 국면에 들어서면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며 한국 증시도 강세를 보이는 경향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고점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많은 지표들이 올해 봄쯤 인플레가 정점을 찍고 둔화될 것이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초에 올해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큰 종목은 더하고 지난해 4분기 매출이 부진할 가능성이 있는 종목은 빼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고려해 2차전지와 콘텐츠, IT 부품·장비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 종목으로는 △삼성SDI·SKC(2차전지) △JYP엔터테인먼트·제이콘텐트리(콘텐츠) △기아·SK이노베이션(모빌리티) △삼성바이오로직스·펄어비스(바이오/게임) 등이 언급됐다.

지난해 완성차 주가는 사상 최대 실적 행진에도 부진했고 국내 배터리셀 업체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성장 초입에 있는 모빌리티 기업은 투자 1순위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판매 목표 상향에 따른 재평가가 기대되며 본업 성장보다 수급 이슈로 부진했던 배터리 기업들은 2022년 시장 주도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테크 기업들은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구조로 그동안 저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 IT 업체들이 비메모리 반도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자동차 전장 등 신성장 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점을 들면서 "올해 투자 1순위는 IT"라고 강조했다.

바이오·게임 업종은 종목 선별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신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위탁생산(CMO)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쟁력 있는 규모의 CMO 기업은 한정적이다. 바이오는 CMO 기업이 핵심"이라고 했고 "게임은 지난해 P2E(Play to Earn) 모델의 비전을 제시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업체의 성과가 극명히 엇갈렸다. 올해도 이러한 차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