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변화의 기로에 서 있지만 지역별·자산군별 선택지는 늘고 있다. 투자 방식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어떤 포트폴리오로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 이유다. 한국경제신문은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5개 증권사와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3곳의 은행을 대표하는 PB 8인에게 자산 배분 전략을 들어봤다.

여전히 유망한 미국 성장주

그래픽=허라미 기자
그래픽=허라미 기자
8명 중 6명은 올해 1분기 해외주식형 자산 투자 비중을 국내보다 높게 가져가라고 조언했다. 해외 자산 중에서는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중국 주식 비중은 5~10% 수준으로만 채우라는 조언이 지배적이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중국은 올해도 부실 기업 처리 문제와 미·중 패권 경쟁의 영향을 받아 투자 전략을 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PB들이 해외 성장 테마를 골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분산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조혜진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 이사는 ‘성장주’의 대가로 꼽히는 윌리엄 오닐의 말을 인용해 “오래된 낡은 기업보다 창조적인 성장주에 집중하라”며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세상의 변화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B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한 상품이 국내외에 상장된 글로벌 메타버스 ETF다.

블록체인·암호화폐 ETF도 담을 때

블록체인(BKCH ETF)·암호화폐(BITO ETF) 관련 상품에 2~5% 정도의 자산을 분산 투자하라는 추천도 이어졌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판교WM 센터장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금융 플랫폼 및 예술, 게임,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성이 큰 만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부담이 없는 성장주’도 주요한 투자처로 꼽혔다. 반도체, 바이오 분야가 대표적이다. 김현섭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은 “바이오 분야는 지난해 하락폭이 커서 가격 부담이 적고, 친환경 분야는 장기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언경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장은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기인 만큼 경기민감 가치주 포트폴리오를 가진 상품이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며 한국투자밸류플러스랩을 추천했다.

인플레이션 헤지·분산 투자도 중요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와 분산 투자는 필수라는 지적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은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고 시장금리 대비 높은 배당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리츠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영민 신한금융투자 TFC서울금융센터 PB팀장은 국내 리츠(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와 미국 리츠(VNQ ETF) 상품을 각각 30%, 20% 담아 총 자산의 50%를 리츠에 담으라고 조언했다.

ETF에 분산 투자하는 ‘초분산투자’ 상품인 EMP펀드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현식 하나은행 투자전략유닛 팀장은 “금리 상승 구간에서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자산 배분의 필요성이 특히 중요한 시점”이라며 KTB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 IBK플레인바닐라EMP에 20%씩 투자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고재연/서형교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