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오르고 실질임금이 감소할 땐 기업 간 거래(B2B) 비즈니스 업종 주가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B2B 중에서도 가격 결정권을 가진 기업의 수익성이 좋을 전망이다. 대표적으로는 산업재, 그중에서도 조선 업종이 꼽혔다.

원가부담 커지는 기업들…"조선업종은 영향 작을 것"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산업재지수는 이달 들어 7.95% 올랐다. KRX 산업재지수는 삼성물산,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한항공, HMM 등 조선·건설·운송 관련주를 주로 담고 있다. 주로 B2B 회사다.

DB금융투자는 산업재 일부 업종의 주가가 내년에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 물가보다 생산자 물가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다수 기업이 원가 부담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원가 부담을 전가할 수 있는 기업의 수익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다른 이유는 실질 임금 감소다. 임금 상승보다 물가 상승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실질 임금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미국은 지난달 시간당 실질 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0.91% 감소했다.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업체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내년에는 유동성이 올해만 못하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질 유동성이 두드러지게 감소하면서 모든 주식이 오르는 시대는 지났다”며 “조선 업종을 대표하는 산업재 일부가 시장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은 내년도 업황 개선 기대를 받는 대표 업종이다. 2023년부터 선박 시장의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 수주 증가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는 전 세계 친환경 선박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조선 업종 투자를 확대할 때”라고 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