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본사(LG사이언스파크)
LG이노텍 본사(LG사이언스파크)
'완벽한 2021년 피날레' '10년 경쟁, 승자의 과실' '4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 기대' '명분은 충분하다' '카메라도 좋고 기판도 좋다'….
최근 LG전자 계열 소재·부품사 LG이노텍에 대해 쏟아진 증권사 리포트 제목들이다. 향후 전망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다. 줄줄이 투자의견 '매수'를 내놓는 한편 일부 증권사는 적정 시가총액으로 10조원을 제시했다. 현재보다 약 40% 오를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차 최대 수혜주'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내년 LG이노텍 사업구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디지털혁신 가속화의 영향으로 종전 아이폰 부품 중심에서 메타버스와 자율주행차로 확장될 전망"이라며 "향후 변화된 실적 체력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주가 재평가 국면 진입이 예상된다"고 했다.

시총 10조원 돌파 가능성도 점쳤다. 그는 "자율주행차 부품 출하 확대로 내년 하반기 전장부품 사업 실적 턴어라운드가 전망된다"며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수익비율(P/E) 7.8배 수준의 내년 기업가치(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향후 추가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전일 종가 기준 LG이노텍의 시가총액은 7조1593억원이다.

최근 LG이노텍의 가파른 상승세는 대부분 애플의 신사업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LG이노텍은 각각 내년과 2025년 출시가 예정된 메타버스 확장현실(XR) 헤드셋, 애플카에 핵심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애플 매출 비중은 78%(11조원)에 달한다.

LG이노텍은 15일 오전9시30분 기준 전일 대비 6000원(1.98%) 오른 30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달 초부터 전날까지 32거래일간 무려 44% 급등했다. 기관의 강한 순매수세가 주가 상승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048억원, 164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차익실현 등의 이유로 2167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총 10조원 전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가 상승이 본격화한 지난달 24일 신한금융투자는 LG이노텍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30만6000원에서 40만2000원으로 30% 넘게 끌어올렸다.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창사 이래 최대인 4222억원으로 예상하면서다.

내년과 2023년에 대해서도 각각 업황 호조와 성장 모멘텀 본격화로 견조한 실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의 경우 경쟁사의 생산차질 영향으로 우호적 시장 점유율이 보이며 고객사와의 돈독한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카메라와 통신모듈, 패키징기판의 공급이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며 "본격 실적 기여는 2023년부터다. 고부가 패키징기판의 캐파 증설을 준비 중인데 기판 수익성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일제히 핑크빛 전망을 내놨다. 이달 들어 LG이노텍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 8곳 중 6곳이 목표가를 올렸다.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DB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SK증권(이상 38만원) 삼성증권 KB증권(이상 35만원) 키움증권(33만원) 등이 매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저 목표가인 33만원을 내놓은 키움증권도 현재 시총을 훌쩍 웃도는 8조원가량을 적정 기업가치로 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12와 13 모멘텀이 맞물려 올해 실적이 워낙 탁월하기 때문에 내년 이익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 보급형 아이폰SE3가 출시되고 하반기 신형 아이폰의 카메라 사양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점은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