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이 13개 기술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일제히 낮췄다. 내년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JP모건의 비관론에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미끄러졌다.

14일(현지시간) JP모건은 내년도 기술주 투자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13개 기업의 투자의견을 낮췄고, 5개 기업에 대해서만 투자의견을 높였다. 먼저 △어도비(ADBE) △암독스(DOX) △블루코라(BCOR)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CDNS) △PTC(PTC) △솔라윈즈(SWI) 등 6종목은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낮췄다. 또 △지스케일러(ZS) △아카마이 테크놀로지(AKAM) △CCC 인텔리전스 솔루션스 홀딩스(CCCS) △클라우드플레어(NET) △데이터도그(DDDG) △독시미티(DOCS) △사피엔스(SPNS) 등 7종목은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이 여파로 이날 미국시장에서 어도비가 6.6% 하락하고 지스케일러가 7.84% 하락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기술주가 대거 포진한 나스닥 지수는 같은날 1%대 하락하며 주요 3대지수 중 가장 낙폭이 컸다.

기술주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춘 이유론 내년도 금리인상을 꼽았다. 주식의 가치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해서 구하는데, 할인율에 해당하는 금리가 오르면 주가의 현재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시장은 Fed가 내년 6월부터 2년 동안 각각 3차례씩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P모건은 "내년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가 할인율 조정과 현금흐름 기대치의 재평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5개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을 끌어올렸다. △클라우드스트라이크(CRWD) △아발라라(AVLR) △모델N(MODN) △SS&C 테크놀로지스 홀딩스(SSNC) 등 4종목은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프로스홀딩스(PRO)는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세금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아발라라와 보안 소프트웨어회사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 대해선 성장 잠재력을 높게 샀다. 또 생명과학 수익관리 소프트웨어 등을 판매하는 모델N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클라우드로 전환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헬스케어·금융서비스 부문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SS&C에 대해선 인수합병(M&A)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