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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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장주이자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3조 달러(약 3549조원)에 근접하면서 새로운 역사에 한걸음 다가갔다.

10일(현지시간) 애플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80% 급등한 179.45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시가총액은 2조9440억 달러에 달해 3조달러까지는 560억원만을 남겨두게 됐다. 시총 3조 달러에 도달하려면 주가는 182.85달러까지 올라야 한다.

애플은 지난해 8월 시총 2조 달러를 돌파했고, 1년 4개월 만에 3조 달러를 넘보고 있다. 시총 3조 달러는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인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인 2조6382억 달러(2020년 기준)보다 많은 수준이다.

애플 주가는 1990년 말 이래로 2만2000% 상승했다. 이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28% 오른 셈이다. 애플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대부분의 투자의견은 '매수'여서 3조 달러를 시간문제로 보는 의견들이 대부분이다.
"이러니 애플 걱정은 쓸데없지"…시총 3조달러 임박
애플의 이 같은 질주는 '애플=안정적 투자처'라는 배경에서 비롯됐다. 시장에는 금리 인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있는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현금도 많이 보유한 애플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애플 또한 공급망 문제가 있는 상태다. 애플의 다음 먹거리 사업으로 여겨지는 전기차(애플카)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들이 빠져나간다거나, 아이폰13의 판매부진 등의 소식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잡음들이 애플의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시키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최근의 상승세는 모건 스탠리의 분석 보고서도 힘을 보탰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의 목표주가를 200달러로 상향하면서 "신제품인 AR헤드셋이나 자율주행 자동차가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아이폰과 앱스토어의 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애플 걱정이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우스갯말이 나올 정도다. 그럼에도 애플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뉴스들은 꾸준히 전해지고 있다.

"이러니 애플 걱정은 쓸데없지"…시총 3조달러 임박
애플은 2014년부터 일명 '애플카' 사업을 추진하는 특별 프로젝트팀인 '프로젝트 타이탄'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지난 9월에는 애플카 프로젝트를 이끌던 더그 필드가 떠나는 등 핵신 인력들이 줄줄이 퇴사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애플의 배경을 두고 '비밀 계약'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이 관계자 인터뷰와 내부 문건 등을 근거로 지난 7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에서의 원활한 사업을 위해 중국 당국과 총 2750억 달러(약 324조원) 규모의 비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16년 5월 중국을 방문해 규제 무마를 위해 이같은 내용의 5년짜리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중국 관료들은 애플이 중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적다며 앱스토어와 애플페이, 아이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애플은 투자의 대가로 애플은 중국 내에서 규제 완화 등 일부 법적인 편의를 제공 받았다고 더 인포메이션은 밝혔다. 계약에 따르면 애플이 중국 현지 제조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현지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애플 제품에 사용되는 중국 부품 비율을 늘리고 현지 대학과 기술 협력을 한다는 것이다. 계약기간은 5년이나 양측이 계약에 대해 특별히 반대하지 않을 경우 2022년 5월까지 1년 연장된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3%의 점유율로 △비보(23%) △오포(20%) △아너(15%) △샤오미(14%)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지난 10월에는 아이폰13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오포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