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치이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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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아이치이가 누적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대규모 정리해고에 착수했다고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이 9일 보도했다. 아이치이는 작년말에도 이익보다는 확장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으나 결국 전략을 바꾼 것이다.

차이신에 따르면 아이치이는 최근 비용을 20% 줄인다는 목표 아래 전체 인력의 20%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작년 말 기준 고용인원이 7700여명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로 1500명 이상이 회사를 뜰 전망이다.

아이치이는 수익성에 따라 적자를 많이 내는 부서는 최대 40%까지 인력을 줄일 예정이다. 희망퇴직을 받거나 수익을 내는 부서로 재배치하는 등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나스닥 상장사인 아이치이는 지난 3분기에 순손실 17억위안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 12억위안 순손실에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연간으로도 2010년 설립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3분기 매출은 76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다.

아이치이의 최대주주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다. 텐센트의 텐센트비디오, 알리바바의 유쿠와 함께 중국 시장을 3분하고 있다. 세 서비스 모두 가입자 1억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2013년에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중국에서 독점 공급하면서 시장을 확대하기도 했다.

공위 아이치이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발표 당시 불필요한 부문을 정리하고 새로운 자금원을 확보하는 등 실적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는 지난해 3분기 성적표를 내놓을 때에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수익성보다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었다.

아이치이는 지난 5월 아이돌 육성 예능 프로그램 '청춘유니3'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한 우유회사와 협업해 우유 뚜껑에 QR코드를 부착해 스캔하면 청춘유니3에 참가한 아이돌 연습생에게 투표할 수 있도록 했는데,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습생에게 표를 몰아주려고 멀쩡한 우유를 대량으로 사서 버리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후 아이치이는 그나마 수익을 내던 청춘유니3를 비롯해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 제작을 모두 중단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