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등 파생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급증하면서 미국의 금융 당국이 규제를 강화할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파생 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옵션 클리어링 코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하루 평균 옵션 거래량은 3900만 건으로, 작년 대비 35% 급증했다. 역대 최고치다. 특히 개인들의 옵션 거래가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을 정도로 비중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개인들의 옵션 거래가 급증한 건 로빈후드 등 증권거래 앱이 활성화된 게 주요 배경 중 하나다. 온라인 증권거래 앱에선 옵션 거래 절차가 종전보다 훨씬 쉽다는 것이다.

규제 당국은 개인 투자자들의 옵션 거래 급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작지 않은 피해가 예상돼서다.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은 “옵션 및 다른 복합 상품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몇주 안에 답변 요청서를 발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답변 요청서를 보내는 건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절차에 해당한다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주식 등 옵션은 보유자들이 특정 시점에 일정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경험이 많은 트레이더들이 헤징(위험 회피) 또는 변동성 투자 목적으로 오랫동안 활용해왔다. 기초 자산의 가격이 불리해지면 가치가 한 순간에 ‘제로’가 될 수도 있다.

최근엔 개인 투자자들이 옵션 거래의 주요 참여자로 등장하면서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험이 적은 투자자들이 더 큰 수익을 낼 생각으로 큰 돈을 투자하고 있는 얘기다.

비영리 단체인 헬시마켓의 타일러 겔러쉬 디렉터는 “차입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옵션 거래에 빠져들 수 있지만 언제나 승자는 개인 투자자와 반대로 움직이면서 번개처럼 빠른 컴퓨터(기관)”라고 강조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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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캐롤라인 크렌쇼 위원은 최근 한 강연에서 “지금은 (증권거래 앱에서) 클릭 몇 번으로 옵션을 거래할 수 있다”며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볼 때 옵션 거래 규정을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옵션 규정이 만들어졌던 1980년만 해도 투자자들이 옵션을 거래할 때 직접 중개인의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게 크렌쇼 위원의 설명이다.

SEC는 올해 초 별도로 옵션 시장의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옵션 주문 및 집행 절차 등에 대한 추가 공시 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옵션 시장에 대한 추가 규제는 시장 반발을 불러올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옵션 중개회사인 테이스티웍스의 스콧 셰리던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은 자본 규정을 충족시키는 한 자기 돈으로 마음대로 투자할 권리가 있다”며 “당국이 옵션 시장을 옥죄려고 한다면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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