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매년 못 맞추는 모건스탠리, “증시 폭락해도, Fed 긴축 계속”
주말 사이 들려온 오미크론 관련 뉴스는 시장에 약간의 낙관론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우텡주에 있는 병원에서 나온 데이터를 보면 코로나로 입원한 환자 42명 가운데 70%는 산소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또 입원 기간도 2.5일에 불과해 이전 18개월간의 평균치 8.5일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아직 초기이고 데이터 수가 적어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델타 변이 등보다 증상이 심각하지는 않다는 신호가 세계 곳곳에서 잡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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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주말 CNN에 출연해 오미크론의 심각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서도 "초기 징후로 볼 때 델타 변이보다는 덜 위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신호는 심각성과 관련하여 고무적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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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반등을 시작했습니다. 다우는 0.9%, S&P500 지수는 0.5%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했고 나스닥만 0.2%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개장 30분 만인 10시께 나스닥도 상승 전환했고 오름세는 점점 거세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1.87%, S&P500 지수는 1.17% 상승했고 나스닥도 0.93% 상승세로 마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지난 금요일 투자자들이 주말 사이에 커질 수 있는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을 감안해 많이 매도한 만큼 이날 저가매수가 밀려들어 왔다"라고 말했습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지난주 뉴욕 증시가 과매도 상태를 보였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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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보다 증상 면에서 더 악성적이지는 않을 것이며 기존 백신이 입원과 사망을 예방하는 데 계속 효과적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코로나는 좀 더 일반적인 것, 아마도 계절성 독감과 같이 변해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주 JP모간이 내놓았던 해석과 비슷하죠.

이에 따라 경제 재개 관련주, 경기민감주가 시장을 이끌었습니다. 노르웨이지안 크루즈가 9.51%, 유나이티드항공 8.32% 등 크루즈와 항공, 카지노 주식들이 급등했고 시네맥스, 아이맥스, 라이브네이션 등 극장 콘서트 등 관련주도 폭등했습니다.

반면 모더나 13.49%, 화이자 5.14% 등 제약주가 급락했고 AMD 3.44%, 엔비디아 2.14% 등 반도체와 상당수 고평가 기술주도 하락했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안전자산 기피로 금리가 폭등했습니다. 만기와 관계없이 모든 채권의 금리가 올랐지만, 장기물이 단기물보다 더 올랐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10bp(bp(1bp=0.01%포인트) 폭락해 한 때 연 1.33%대까지 추락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7bp가량 치솟아 1.430%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2년물은 4bp가량 상승해 0.643%를 기록했습니다. 한 트레이더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주식 시장이 오르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고 지난주 과도했던 수익률 곡선 평탄화에 대한 베팅이 일부 되돌려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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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도 올랐고, 주말 사이 급락했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도 안정적 흐름을 되찾았습니다. 공포지수 VIX도 10% 이상 하락해 다시 27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지난주와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오늘은 오르지만, 내일은 내릴 수 있는 상황이다. 오미크론도 아직 초기 데이터밖에 없고, 미 중앙은행(Fed)은 계속 긴축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면서 "확실한 건 변동성이 높고, 앞으로도 높을 것이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미크론이 지금 상황대로 전개된다고 해도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골드만삭스는 기존에 제시한 네 가지 오미크론 관련 시나리오 가운데 오보(false alarm-전염력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날 경우) 시나리오 가능성은 크게 낮아지고, 심각한 하방(severe downside-입원율 및 치명률이 델타보다 상당히 높게 나타날 경우) 시나리오 가능성도 적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으로선 전염성이 강하지만 백신 면역력이나 입원율은 약간만 떨어진다는 점에서 하방(downside)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기존 4.5% 증가에서 3% 증가할 것으로 낮춰 잡았습니다. 또 내년 전체로는 4.2%에서 3.8%로 낮췄습니다. 세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 오미크론은 경제 재개를 늦출 수 있지만, 미국 정부와 미국인들의 코로나 대응은 과거 몇 번의 확산 때보다 훨씬 덜 민감하므로 서비스 지출만 약간 지연될 것이란 겁니다.

둘째, 하지만 다른 국가에서 바이러스가 퍼져 엄격한 통제를 취하면 상품 공급 부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델타 변이에 따른 웨이브 동안에는 이게 정말 큰 문제였지만, 지금은 세계 각국의 백신 접종률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에 심각한 공급 차질은 없을 것으로 봤습니다.

셋째, 오미크론은 직장 복귀 흐름을 일부 지연시키고, 또 직업을 찾으려면 사람들의 감염 우려를 불러일으켜 구인난이 다소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오미크론이 시장에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지만 이건 부차적이고, 진정한 원인은 미 중앙은행(Fed)의 더 공격적인 통화정책 전환이다. 무엇이 우리를 더 낙관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건 밸류에이션이다. 우리의 목표 배수는 여전히 현재 수준보다 10% 이상 낮다"라고 밝혔습니다. 즉 증시가 추가 조정을 받아야만, 자신들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은 21.9배입니다. 그리고 모건스탠리의 내년 목표는 18배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매년 못 맞추는 모건스탠리, “증시 폭락해도, Fed 긴축 계속”
지난 주말 올해 12월이 3년 전인 2018년 12월과 비슷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이 나왔습니다. 당시 파월 의장은 '양적 긴축(QT)을 언제까지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토파일럿(자동으로 계속된다)"이라고 답했습니다. 시장과 상관없이 긴축을 이어간다는 파월 의장의 언급에 뉴욕 증시는 12월 한 달간 한 때 20%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를 본 파월 의장은 다음해 1월 초 미국경제학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겠다고 밝혔고 그해 7월부터는 기준금리를 낮췄습니다. 주가는 12월 크리스마스 직후부터 상승세를 재개해 지난해 3월 팬데믹이 터지기 전까지 계속 상승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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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월가에는 시장이 급락하면 Fed가 쉽게 긴축을 계속하진 못할 것이란 믿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윌슨 CIO는 "지금 백악관은 지지율 하락으로 인해 증시보다 인플레이션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이 같은 이유로 2018년 말처럼 계속 흔들린다고 해도 Fed가 철회 압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은 Fed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높여 내년 3월까지 종료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정책 성명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일시적'이라는 수식어를 삭제하고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 내년 중 인상 전망을 암시하는 문구가 들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그동안 정책을 바꿀 때 최소 몇 달 전부터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겠다고 해왔기 때문입니다.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예상을 담은 점도표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내년에 두 차례 인상이 컨센서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랜들 퀼스, 리처드 클라리다 등 내년 초 교체를 앞둔 이들이 속내를 그대로 표출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주 11월 신규고용은 헤드라인 수치는 21만 명에 그쳤지만, 실업률이 4.2%로 떨어지는 등 내용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또 오는 10일 발표되는 11월 소비자물가(CPI)는 월가 컨센서스가 전년 대비 6.7%인 가운데 7%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골드만삭스는 6.9% 상승을 예상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전월 대비 수치도 0.82% 상승할 것으로 봐, 월가 컨센서스(0.7% 증가)보다 높게 봅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월가는 전년 대비 4.9%, 전월 대비 0.5% 증가를 예상하지만 골드만은 각각 5.01%, 0.6%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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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중고차 값 추가 상승, 항공료 반등, 공급망 병목 현상 및 연말 쇼핑시즌의 낮은 판촉 행사로 인해 대부분의 핵심 상품 분야에서 상승 압력이 있다. 넷플릭스 가격 인상은 레크리에이션 서비스 분야의 인플레이션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또 연말 산정되는 건강보험 가격의 강력한 상승도 예상된다. 우리는 임대료 +0.42% 및 집주인의 등가임대료(OER) +0.38%를 추정한다. 헤드라인 수치는 더 높은 레스토랑 외식비,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을 반영하여 전월 대비 0.82%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CPI가 7% 안팎으로 나온다면 Fed는 긴축을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다음 주는 Fed뿐 아니라 유럽, 일본 등 다른 중앙은행들도 줄줄이 통화정책 회의를 합니다.

시장을 우울하게 보는 모건스탠리의 2022년 말 S&P500 지수 목표는 4400입니다. 월가 금융사들 가운데 가장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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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월가 대부분은 내년 S&P500 지수가 5000에 달해 지금보다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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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곳은 5300을 제시한 BMO입니다. 브라이언 벨스키 전략가는 "낮은 금리, 긍정적 이익 성장은 주식을 위한 좋은 환경"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BMO가 이런 목표를 밝힌 때는 11월 18일로 Fed가 자세를 바꾸기 이전입니다.

그 다음이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5100)이고 JP모간(5050), UBS(5000), 크레디스위스(5000), RBC캐피털마켓(5000), 제프리스(5000) 등도 5000 이상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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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의 경우 내년 상반기 S&P500지수가 5000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코로나, Fed 정책, 기업 이익 둔화 등으로 후퇴할 것으로 봤습니다. UBS는 "Fed가 어떻게 행동하는 지가 2022년 주식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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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치는 참고만 하십시오. 매년 말 내놓는 증권사들의 다음 해 지수 전망치는 적중률이 낮습니다.

이날 S&P500 지수는 4591.67로 마감됐습니다. 작년 말 이 수치와 근접한 숫자를 예측한 곳은 아무 곳도 없었습니다. JP모간이 4400으로 가장 근접했지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은 3800을 제시했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3900, 도이치뱅크가 3950 등 4000 이하를 제시한 곳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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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S&P500 지수는 3756.07로 마감됐습니다. 그 한 해 전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했던 곳은 골드만삭스로 3700이었습니다. 그리고 BMO가 3650으로 뒤를 이었죠.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