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전기차·신재생에너지 등 구조적 수요 증가
최근 ‘그린플레이션’(친환경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구리는 주요 원자재 중 내년까지 가격 강세가 예상되는 몇 안 되는 상품 중 하나다. 구리가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산업의 핵심 소재인 만큼 구조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구리 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9일 구리 가격에 연동해 움직이는 ETN 2종을 상장했다. ‘삼성 구리 선물 ETN(H)’과 ‘삼성 인버스 구리 선물 ETN(H)’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 구리선물의 일간 수익률을 각각 1배와 -1배 추종한다.

구리는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비철금속이다. ‘닥터 코퍼(Dr. Copper)’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세계 경기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특히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최근 각광받는 친환경산업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에서 구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요가 급증하지만 광산 개발에는 긴 시간이 소요돼 타이트한 공급 환경이 예상된다. 구리 광산 개발 시 광산 탐사부터 생산 개시까지 최소 10년이 소요된다. 삼성증권은 “지난 5년간 주요 구리 광산업체의 선제적인 생산시설 확대가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향후 최소 3년간 세계 구리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는 중국 경기와 높은 연관성이 있는 만큼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축소됐던 칠레와 페루의 구리 생산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존 ‘삼성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과 ‘삼성 인버스 2X 구리선물 ETN(H)’에 이어 ETN 2종을 추가해 구리 투자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자 했다”며 “두 가지 상품 모두 환헤지형으로 출시해 구리 관련 투자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