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이틀째 상승, 골드만삭스 "OPEC+ 증산에도 중기 강세 지속"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이 기존 증산 계획을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국제 유가가 이틀째 상승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OPEC+가 증산을 지속하기로 했지만, 유가 상승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3일(현지시간) 정오 ICE 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1.79%(1.25달러) 상승한 70.9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OPEC+가 증산을 유지하기로 한 직후 급락했던 브렌트유는 전날 오후 상승세로 전환해 1.16% 상승한 배럴당 69.67달러로 마감했었다. OPEC+가 추가로 "필요한 경우 즉각적인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라며 "회의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힌 탓이다.
유가 이틀째 상승, 골드만삭스 "OPEC+ 증산에도 중기 강세 지속"
그동안 '오일 슈퍼사이클'을 주장해온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OPEC+의 결정은 유가를 1.5달러 정도 낮추는 효과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낮은 유가가 구조적 강세장에 진입할 '강력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OPEC의 증산 결정은 이런 견해를 뒷받침할 뿐"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OPEC+가 증산 계획을 지키기로 한 것은 네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봤다. 첫 번째, 공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기존 결정과 일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유가가 7년 만에 최고로 치솟은 뒤 미국 등 주요 석유 소비국과 높아진 긴장을 완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풀이했다. 세 번째, 저유가는 미국 등이 이란 핵협정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을 감소시키는 만큼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을 늦춘 것으로 봤다. 네 번째, 통상 연말이면 미국 셰일업체들이 내년 투자계획을 세우는데, 유가가 낮으면 투자가 줄어 향후 나올 셰일오일이 감소할 것이란 점을 고려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셰일오일 증산 속도가 느려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OPEC이 추가 증산해야 하므로 유휴생산능력은 더 빨리 소진될 것이고, 내년 이란 핵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유가는 특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OPEC+의 결정은 중기적으로 브렌트유가 2023년 배럴당 85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전망에 매우 확실한 상승 위험을 더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원유 시장도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추가적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가가 80달러를 넘길 정도로 공급이 부족할지에 대한 추가 정보가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