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들어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불과 1년전 'V'자 반등을 일궈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데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비중 급감이 자칫 본격적인 국내 증시 이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직후 80%에 육박했던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은 최근 39.7%로 크게 쪼그라들었습니다.
규제에 돈까지 물리고…개미, 국내 증시 '엑소더스'
이는 과거 평균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 이러한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영향력 감소가 최근 주가 조정의 한 원인으로도 분석됩니다.

시장 급락시 지수 방어는 고사하고 매수하는 족족 돈이 물리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비중 급감의 배경으로 긴축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 변수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못지않게 실탄 부족에 기인한 측면 역시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인터뷰]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

"대출이 끼여있는데다가 손실나고 있고 금리 올라가고 하니 계속 부담인 거죠. 그러니까 (예전처럼) 개인투자자들 때문에 시장이 오르거나 내릴 일이 없게 된 거죠"

실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여파는 국내 증시의 신융거래융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규제에 돈까지 물리고…개미, 국내 증시 '엑소더스'
지난 9월초 25조6천억원에 달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최근 2조원 가깝게 급감하는 등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 등 특정 종목에 대거 자금이 물린 것도 투자자금 운용 측면에서 제한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입니다.
규제에 돈까지 물리고…개미, 국내 증시 '엑소더스'
올해 들어 현재 기준 삼성전자의 개인투자자 평균매수단가는 8만894원으로,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여전히 손실구간으로 자금이 물려있는 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확대도 최근의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규제에 돈까지 물리고…개미, 국내 증시 '엑소더스'
보관잔액 기준 미국 주식 투자 규모는 올해 초 457억 달러에서 12월 현재 670억 달러로 46.6% 급증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거래비중 급감 현상이 자칫 국내 증시 전반에 대한 구조적인 외면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 입니다.


정경준기자 jkj@wowtv.co.kr
규제에 돈까지 물리고…개미, 국내 증시 '엑소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