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라 전 미국 워싱턴대 경영대 교수 인터뷰
'대체불가능토큰(NFT)'이라는 단어가 연일 금융투자업계를 달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2021년 11월 29일자~12월 2일자에 급성장 중인 NFT 시장에 대한 기획 기사를 실었다. 지면 제약상 자세히 실지 못했던 성소라 전 미국 워싱턴대 경영대 교수와의 인터뷰를 온라인 기사로 정리했다. 성 교수는 'NFT레볼루션'의 저자다.
▷NFT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NFT는 특정한 자산을 블록체인상에 나타내는 디지털 파일이다. 기능적으로 표현하자면, 특정 자산에 대한 ‘원본 인증서’이자 ‘소유권 증명서’다.”

▷NFT의 가격(가치)는 어떻게 매겨지나.

“산업별로 가치 산정의 기준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개인의 심미적 만족을 위해 NFT 수집품을 고를 때와 투자의 목적으로 NFT 디지털 땅을 고를 때는 당연히 가치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투자자의 명성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 모든 평가 기준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은 ‘이 NFT 가 얼마나 희소한가’가 아닐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희소한 자원을 가짐으로써 개인적 만족과 사회적 인정을 얻고 싶어한다. 희소성은 금전적인 가치와도 직결된다.”

▷왜 지금 세상이 NFT에 주목할까.

“NFT를 통해 우리는 인터넷 역사상 처음으로 디지털 자산에 원본과 희소성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됐다. 창작자들은 디지털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추구하는 게 가능해졌고, 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투자처가 생겼다.

또 NFT는 가상세계 자산을 현실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로 바꿀 수 있는 길이다. 게임하면서도 돈도 버는 ‘플레이투언(play to earn)’ 게임 모델이 대표적인 사례다.”
<NFT레볼루션> 저자 성소라 전 워싱턴대 경영대 교수

저자 성소라 전 워싱턴대 경영대 교수



▷메타버스란 말이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도 NFT의 가치는 유효할까.

“메타버스라는 대전제가 작동하지 않더라도 창작자 경제 등 NFT의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가 많다. 하지만 경제 생태계로서의 메타버스가 견고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NFT가 필요하다.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앞으로 메타버스가 NFT와 맞물려 1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창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만큼 NFT가 메타버스에 있어 중요한 경제적 기반이자 수익 모델이라는 의미다.”

▷예술품과 콘텐츠 외에 NFT가 확장 가능한 분야는.

“최근 미술시장을 중심으로 NFT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이제는 NFT가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공동 소유권을 NFT로 만들어 거래하는 플랫폼이 있고, 탄소배출권을 NFT로 기업 간 거래하는 서비스도 출시 예정이다. NFT를 이용한 개인 간(P2P) 금융 거래는 이미 활성화돼 있다. 앞으로도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회사 포르쉐가 디지털 부문 자회사 포워드31의 NFT 플랫폼 팬존(Fanzone)과 합작해 자동차 디자인 스케치를 NFT로 경매에 부친 사례가 있다. 앞으로는 자동차 구매자에게 소유권을 NFT로 발행해 제공하고, 구매자는 이 소유권 NFT를 2차 시장에서 거래하거나 이 소유권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

▷NFT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 산업은.

“인터넷처럼 NFT 또한 점차 보편화되면서 하나의 시장이 아니라 모든 시장의 기반 기술이 될 것이다. 모든 산업이 NFT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콘텐츠에 대한 지적재산권(IP)이 존재하는 예술,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의 산업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NFT 투자 시 유의할 점은.

“먼저, 소유권과 저작권이 분리돼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NFT 매매 당시 저작권까지 양도받기로 하는 합의가 없었다면 구매자는 NFT에 대한 소유권만을 취득하게 된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남는다. 특히 NFT가 실물 미술작품과 같은 실물 자산을 나타낼 때, 소유권과 저작권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NFT 구매시 계약조건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원본을 도용해 NFT로 만들어 파는 경우에 유의해야 한다. 일부 NFT 거래 플랫폼은 데미언 허스트와 같은 유명한 작가의 NFT 작품이나 크립토펑크와 같은 유명한 NFT 수집품들은 인증마크를 달아서 원본을 증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NFT가 다 인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오픈시와 같은 무허가형 NFT 플랫폼엔 수많은 NFT가 올라오고, 플랫폼이 모든 NFT를 일일이 관리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작가의 공식 홈페이지나 트위터, 디스코드 채널에 올라와 있는 NFT플랫폼 페이지 주소를 확인하고 구매할 필요가 있다. NFT 플랫폼에서 인증이 안된 NFT 수집품을 구매하려고 할 경우 원본 여부에 대해 플랫폼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뜨기도 한다. 이런 요소들을 잘 살펴보며 현명하게 구매해야 한다.

또 모든 NFT가 금전적 수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트위터나 디스코드 등에 NFT 시장 참여자 모임(커뮤니티)가 활발하게 형성돼있다. NFT 수집품 투자를 할 경우 이런 커뮤니티 내에서 진행되는 담론을 통해 분위기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현명하게 투자하길 바란다.”

▷지금은 대부분의 NFT가 이더리움 기반으로 발행되고 있다. 높은 비용 부담 때문에 추후 다른 가상자산 기반 NFT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거래 불편은 없을까.

“아직까지는 NFT의 블록체인 간(cross-chain) 거래가 어려워 유동성이 분산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NFTrade와 같은 플랫폼들은 여러 블록체인(multi-chain) NFT의 지원을 넘어 블록체인 간(cross-chain) NFT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솔라나 등 이더리움 외 블록체인들이 빠른 속도로 각자의 NFT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FTX거래소의 미국 사업부 같은 경우 최근 NFT거래소(마켓플레이스)를 열면서 우선적으로 솔라나 기반의 NFT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다양하고 효율적인 블록체인 기반의 NFT 생태계가 구현되는 건 원활한 소비자 경험을 위해 시장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생각한다.”

▷NFT 시장의 성숙·성장을 위해 보완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NFT 시장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반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NFT 거래에 관련된 법률이나 판례가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다. NFT의 법적 지위가 명확하게 정립돼 탈세 위험과 같은 시장의 맹점을 방지하고, 과세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렇게 NFT를 둘러싼 법적 쟁점들이 명확하게 해결돼야 더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이 NFT의 잠재력을 충분히 이용해 시장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NFT 버블'이라는 지적도 있다.

“새로운 시장의 경우 가치가 아직 정립되지 않았거나, 비교할 수 있는 기준점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격에 있어 거품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NFT는 과거의 버블과는 다르다. NFT는 단순히 기술일 뿐이고, 이것이 나타내는 자산에 따라 NFT가 가지는 성격 및 거품의 정도가 달라진다. 앞으로 우리가 NFT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를 계속해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구은서/서형교 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