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퇴임 압박'에 굴복" 추측
스퀘어 경영·코인투자 전념할 듯
발표 후 주가 한때 11% 오르기도

'도시 절친' 아그라왈 새 사령탑에
트위터 성장·활성화 '제 1 과제'로
미국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사진)가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다. 트위터에 이어 전자결제회사 스퀘어까지 세운 도시는 미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창업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이면서 트위터 경영에 전념하지 않았던 그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등 트위터 투자자들에게는 ‘눈엣가시’였다. 도시의 후임은 퍼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맡게 됐다.
도시의 퇴장…배후는 엘리엇?
29일(현지시간) 트위터는 도시가 CEO 직위를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도시는 “창업자 경영이 실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트위터는 창업자 시대에서 벗어나 전진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도시는 바로 CEO에서 물러나며 내년 5월 주주총회 이후에는 이사회에서도 떠나기로 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엘리엇의 압력에 도시가 결국 무릎을 꿇게 됐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엘리엇은 트위터 지분 약 4%를 사들이고 지난해부터 도시의 해임을 추진해왔다. 도시가 스퀘어 경영, 비트코인 투자 등에 집중하면서 트위터 경영을 과도한 ‘자유방임형’으로 해왔다는 게 불만의 요지였다.

트위터의 성장 정체 우려가 커진 와중에도 도시는 비트코인에 집중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장기 체류하겠다는 계획을 2019년 공개하고 트위터의 주요 경영 의사결정을 임원들에게 위임해왔다. 도시가 열정을 보인 스퀘어 시가총액이 981억달러까지 불어났지만 트위터 시총은 366억달러에 그쳤다. 이날 트위터 주가는 장중 한때 11%가량 상승하며 도시의 퇴임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도 했다. 도시의 지분에는 차등의결권이 없어 경영권 방어에 실패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트위터 떠나는 잭 도시 "비트코인에 올인"

도시는 2006년 트위터를 공동 창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8년 트위터 CEO에서 축출당한 전력이 있다. 당시에도 도시가 트위터 경영 외 일에 관심이 과도하며, 결근이 잦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도시는 2015년 트위터 CEO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6년 만에 또다시 떠나게 됐다.

트위터 CEO를 내려놓게 된 도시는 스퀘어 경영, 자선사업 그리고 비트코인 투자에 전념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도시는 비트코인 전도사로 불릴 만큼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보여왔다.

트위터는 미 빅테크의 세대교체에서 가장 최근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등에서는 이미 창업자들이 경영 일선에서 떠난 상태다. 현재까지 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빅테크 창업자로는 메타(옛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있다.
도시 후임 아그라왈은 누구
도시의 후임을 맡게 된 아그라왈은 2011년 트위터에 합류해 2017년부터 CTO를 지냈다. 트위터 전에는 MS 야후 AT&T 등을 거쳤다. 올해 37세로 인도 출신인 아그라왈은 미 S&P500 기업의 최연소 CEO가 된다. 그는 도시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아그라왈이 신임 CEO에 오르는 것을 지지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트위터의 신임 사령탑으로서 아그라왈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당장 트위터의 성장이 가장 큰 숙제다. 도시가 CEO를 지낸 6년 동안 트위터 주가는 62.6% 올랐는데, 이는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상승률(230.1%) 및 경쟁 소셜미디어들의 주가상승률을 한참 밑돈다. 트위터의 올해 예상 하루 활성 사용자 수는 2억1600만 명으로 메타, 유튜브, 바이트댄스의 틱톡 등에 비해 적다.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대항하기 위한 ‘트위터 스페이스’, 쇼핑 기능 등 신규 서비스의 성공을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콘텐츠 관리 문제 등도 아그라왈의 과제가 됐다. 한편 트위터 이사회 의장은 세일즈포스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브렛 테일러가 맡기로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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