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오르며 채권형 펀드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산 일부를 하이일드채권(신용등급 BB+ 이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는 상대적으로 준수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투기 등급으로 강등된 ‘추락천사’가 내년 신용등급을 회복하면 하이일드채권펀드 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총 129개의 글로벌 채권형 펀드는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평균 -0.0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데, 최근 금리 상승으로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감소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연임 결정 소식도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 기간 글로벌 하이일드채권형 펀드 37개의 평균 수익률은 2.43%였다. 베어링글로벌하이일드펀드는 14%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글로벌 채권형 펀드 중 수익률 1위였다.

하이일드채권은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채권이다. 투자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만기(듀레이션)가 짧고 이자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내년 투자 전략 리포트에서 “금리 상승 국면에서 듀레이션이 짧아 가격 하락 방어가 가능한 하이일드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경기 회복기에는 발행사의 부도 가능성이 줄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카란 탈워 베어링그룹 하이일드 투자부문 클라이언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하이일드채권 수익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기업 부도율인데 코로나19 팬데믹 초반 급등했다가 최근 상당히 내려갔다”며 “최근 12개월간 미국 하이일드채권 부도율은 0.6%, 유럽은 0.4%인데 과거 평균적으로 미국 3%, 유럽 2%의 부도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기업 신용등급이 상향되면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탈워 매니저는 “지난해 투자 등급에서 투기 등급으로 하락한 ‘추락천사’ 채권 규모가 약 2400억달러였다”며 “향후 경기 회복 국면에서 투자 등급으로 회복되는 ‘라이징스타’가 늘어나면 하이일드채권 시장에 순풍이 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