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중고차 매매 플랫폼인 케이카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가 시세(22일 종가 2만5500원 기준)의 세 배가 넘는 목표주가를 제시한 영향이다. 골드만삭스는 케이카의 브랜드와 온라인 지배력을 감안했을 때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봤다. 일각에선 목표주가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3일 케이카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3만31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상장한 케이카는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과 구주매출(기존 주주의 엑시트 물량)이 많다는 이유 등으로 기관투자가의 외면을 받아왔다. 공모가 희망 밴드가 3만4300~4만3200원이었으나 하단보다 27% 낮은 2만5000원에 상장했고 이후 한 달 넘게 좁은 박스권을 형성해 왔다.

그런 케이카의 주가가 급등한 건 골드만삭스 보고서의 영향이 컸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케이카에 대해 분석을 개시하고 목표주가로 8만5200원을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기준 케이카는 전체 중고차·소매 중고차 판매 부문에서 각각 4.2%, 3.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시장에서는 81%의 점유율로 가장 큰 업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대형 자동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케이카는 브랜드와 온라인 지배력 등을 토대로 2030년까지 전체 중고차·소매 중고차 판매 시장 점유율이 각각 11.2%, 10.8%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면서 “한국의 온라인 중고차 매매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케이카가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나간다면 글로벌 동종 업체들과의 시가총액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목표주가를 산출하기 위한 비교군으로 미국 중고차업체 카바나를 제시했다.

국내 증권가의 시선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한국 증권가에서 케이카에 대해 제시된 목표주가도 유안타증권의 3만5000원이 유일하다. 한 펀드매니저는 “공모 당시부터 해외 기관들은 최근 상장된 독일의 오토원 등 중고차 기업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보고 케이카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다는 판단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슷한 사업을 하는 롯데렌탈의 주가가 계속 좋지 않은 데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중고차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