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성적표가 콘텐츠 주가를 움직이고 있다. TV 시청률에 따라 드라마 제작사, 지상파 방송국, 홈쇼핑 업체 주가가 춤추던 시절은 끝났다. 주식 시장에서는 제2의 '오징어게임' 찾기가 한창이다.

22일 제이콘텐트리는 개장 직후 52주 신고가(8만5900원)을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주 금요일(19일) 종가 6만9900원에서 23% 뛰었다. 지난 21일 기준 제이콘텐트리 목표주가 컨센서스 6만8250원을 25% 웃돈다.

주말 사이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지옥'이 전 세계 드라마 순위 1위에 오른 게 호재로 작용했다. 제이콘텐트리는 지옥 제작사 클라이맥스스튜디오의 모회사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 등으로 인해 제이콘텐트리는 7.01% 내린 6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작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해왔기 때문에 성과가 확인된 후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 K콘텐츠주에 투자자들이 관심이 커진 건 올 들어 'D.P' '오징어게임' 등 국내 제작사가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잇달아 대박을 터뜨려서다. 오징어게임 제작사 싸이런픽처스는 비상장사인데, 이 회사에 3년 전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쇼박스가 52주 상한가를 찍었을 정도였다.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네임'이 지난달 15일 공개되자 다음주 월요일 제작사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작 기대감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건 손실로 이어지기 쉽다. ‘지리산’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리산'은 전지현, 주지훈 등 스타 배우들이 출연하고 김은희 작가가 극본을 맡아 기대감이 컸다. 첫회 방송 전 한달간 에이스토리 주가는 40% 넘게 올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컴퓨터 그래픽(CG) 등 완성도가 떨어져 방영 이후 첫 거래일에만 20% 급락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