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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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유럽 승인과 대규모 기술수출 호재에도 무덤덤했던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위탁 개발·생산(CDMO) 호재에는 반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존에 수주한 위탁생산(CMO) 계약의 증액 소식을 잇따라 알리면서다. 업종 대장주가 이끌자 다른 종목들도 뒤따르는 모습이다.

19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 대비 5만1000원(6.06%) 오른 8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7월 일라이릴리와 맺었던 바이오의약품 CMO 계약의 규모를 기존 1억5000만달러에서 2억6800만달러로 늘리기로 했다고 전일 장 마감 후 공시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도 미국 소재 제약사로부터 수주한 CDMO 규모를 기존 4046억원에서 5192억원으로 늘린다고 공시한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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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5,97%의 조정을 받아 81만9000원까지 빠졌다. 이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판매 호조 소식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중 모더나 본사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힘입어 회복했고, 이번에 본업인 다가 다시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승 탄력에 업종지수도 간만에 시원스런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의약품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659.40포인트(3.89%) 오른 1만7608.74에 마감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도 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가 각각 3.72%와 3.39% 올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CMO를 맡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접종이 연내 종료된다는 소식에 지난 17일 4.08% 하락했지만, 이날 다시 반등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CMO 계약을 연말에 종료한다고 전일 밝혔지만, 오히려 노바백스 백신 CDMO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된 영향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노바백스 백신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셀트리온 주가 반등의 배경은 낙폭 과대에 대한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레그단비맙)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유럽 집행위원회로부터 시판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경구용(먹는 알약)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소식에 전일까지 셀트리온 주가가 미끄러졌다. 편의성이 높은 경구용 치료제가 개발되면 병원에서 1시간 동안 주사를 맞아야 하는 렉키로나가 설 자리가 있겠냐는 우려 때문이었다.

바이오업종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셀트리온이 힘을 쓰지 못하자 코스피의약품업종지수도 지난 17일과 18일에 각각 3.09%와 1.09% 빠졌다.

지난 17일에는 두 건의 대규모 기술수출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업종 전체적 온기가 전달되지 않았다. 과거에는 대형 기술수출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 비슷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인 다른 종목에도 매수세가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우선 비상장사인 보로노이는 미국 피라미드바이오에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을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1조원을 받기로 하고 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같은 날 레고켐바이오도 체코의 소티오바이오텍에 5개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 표적에 대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1조2127억원을 받기로 하고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술수출 낭보를 전한 날 레고켐바이오의 주가는 4.17% 오른 4만8700원에 마감하는 데 그쳤다. 장중에는 5만44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전일에도 큰 변동성을 보이며 5만600원에 마감했고, 이날은 다시 5만원 밑으로 내려와 4만8650원에 마감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