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0월 주요 경제지표가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전력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중국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 부진은 지속되고 있어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산업생산이 작년 같은 달보다 3.5% 증가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전월(3.1%)과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3.0%)를 모두 웃돌았다. 산업생산은 광공업과 에너지 관련 주요 기업들이 한 달 동안 창출한 부가가치를 집계한 것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선행지표로 꼽힌다.

중국의 월간 산업생산은 올 1~2월(합산 발표) 35.1%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급격히 둔화됐다. 지난달 소폭 반등에 성공했으나 부문별로 보면 핵심인 제조업은 하락세가 지속됐다. 3대 부문을 보면 제조업 증가율은 2.5%에 그친 반면 채광업이 6%, 전기·가스·수도(유틸리티)업종은 11.1% 증가했다. 지난 9월부터 전국적으로 전력난이 발생하자 정부가 환경 규제로 폐쇄했던 탄광을 재가동하고 발전소 가동률도 높이도록 유도한 결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새로운 성장 엔진인 소비 지표도 전월보다 올라갔다. 10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4.9%로 9월(4.4%)과 예상치(3.5%)를 모두 상회했다. 휴대폰 등 통신기기(34.8%)와 석유제품(29.3%)이 내수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인프라 투자를 반영된 고정자산투자는 1∼10월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해 시장 예상치(6.1%)를 소폭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4분기 중 인프라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정부들이 인프라 투자를 위한 특수목적채권의 올해 한도(3조6500억위안·약 675조원)를 3분기까지 61%만 소진해 아직 재원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로 '6% 이상'을 제시했으며 목표치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민은행은 8% 이상 성장도 가능하다며 기준금리 인하 등 부양책에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1분기 18.3%로 나온 이후 2분기 7.9%, 3분기 4.9%로 모두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4분기 성장률이 3.9% 이상으로 나와야 연간 8%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