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리비안·니오·GM 등
글로벌 전기차에 방진부품 공급

車부품주 부진속 '나홀로 질주'
주가 한 달 새 29% 급등
디티알오토모티브(78,100 +0.51%)는 국내 투자자에게 잘 알려진 종목은 아니다. 몇 해 전 가치주 펀드들이 많이 샀지만 별 재미는 보지 못했다. ‘1조원 매출, 영업이익률 10% 정도인 내실 있는 기업’ ‘최근 5년 평균 배당수익률이 4.50%인 배당주’ 정도가 디티알오토모티브에 대한 평가의 전부였다.

최근 디티알오토모티브를 보는 시장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8월 두산공작기계 인수였다. 당시 디티알오토모티브 시가총액의 다섯 배에 달하는 돈을 주고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김원종 디티알오토모티브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디티알의 모토는 1번이 제조업, 2번이 영속, 3번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라며 “두산공작기계는 기업의 철학이 일치하고 미래 비전도 밝아 제값을 주고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장도 디티알오토모티브의 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올 들어 자동차 부품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홀로 질주하고 있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143.16%에 달한다.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변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서 벗어나 주가가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강자
두산공작기계 품는 디티알오토…車부품사 넘어 성장株 변신 '시동'

11일 디티알오토모티브는 6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동안 29.04% 급등했다. 다른 자동차 부품 관련주인 현대모비스(232,000 +2.20%)한온시스템(10,650 +3.40%)은 한 달 새 7.29%, 6.60% 하락했다. 같은 기간 방진부품 생산업체인 평화산업(1,470 +2.80%)도 22.01% 내렸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부품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디티알오토모티브는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주요 고객인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19.20 -0.78%) 등은 반도체가 부족하자 일반 승용차 생산을 줄이고 전략 차종인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유지했다”며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주로 픽업트럭과 SUV에 부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타격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846.35 +2.08%)·리비안·니오 모두 고객
시장이 본 디티알오토모티브의 또 다른 강점은 고객사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GM과 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는 물론 테슬라, 리비안, 니오 등 전기차 업체까지 고객으로 두고 있다. 테슬라의 모델Y, 리비안의 미니밴, GM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등에 디티알오토모티브의 주력 제품인 방진부품이 들어간다.

전기차 시대에 생존을 걱정하는 엔진 부품 회사들과는 처지가 다르다. 김 대표는 “전기차는 모터에서 발생하는 고주파 진동이 심하고 바닥과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크다”며 “방진부품이 내연기관차 대비 10%가량 더 필요하고, 고성능 사양이 들어가기 때문에 비용도 10~15% 추가로 든다”고 말했다. 이는 디디알오토모티브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방진부품은 엔진과 변속기 등에서 발생하는 충격과 진동을 흡수하는 주요 부품이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세계 방진부품 시장 점유율 6%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디티알오토모티브가 세계적 전기차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한 비결은 기술력이다. 자동차 부품은 주로 대기업이 개발하고 협력 업체가 도면을 받아 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완성차 업체가 최소한의 사양만 제시하면 자체적으로 제품을 개발해 공급한다. 이는 전체 매출의 6%를 차지하는 연구개발(R&D) 덕분이다. 전체 직원 3000여 명 중 10%에 해당하는 300여 명이 R&D 분야에 있다.
“두산공작기계, 새로운 50년 투자”
디티알오토모티브는 그동안 소리 없이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2009년과 2014년 자동차 방진부품 업체인 에이본(영국)과 CF곰마(이탈리아)를 인수했다.

지난 8월 인수를 결정한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 인수 가격은 2조4000억원이다. 두산공작기계는 세계 3위 업체로, 수출 비중이 약 78%에 달한다. 김 대표는 “두산공작기계를 50~100년 가는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디티알오토모티브가 전형적인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변신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전통 화학업체에서 2차전지 동박업체로 탈바꿈한 SKC(140,000 -1.41%)와 비슷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SKC가 글로벌 톱티어 동박 업체인 KCFT를 인수하고 주가가 다섯 배 급등한 것처럼 디티알오토모티브도 성장성이 떨어지는 업종에서 고성장 업종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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