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가 “지난달 일자리 지표가 호전된 것으로 나왔지만 고용 증가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며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종료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5일(현지시간) 기자에게 보낸 투자 메모에서 “10월의 일자리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올 상반기 평균치에 비해 고용 증가 속도가 둔화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 노동부는 10월의 비농업 일자리 수가 53만1000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5만 개)를 여유있게 상회했다. 9월 일자리 증가폭이 19만4000개에 그치면서 증시에 충격을 줬었으나 이번에 31만2000개로 수정했다.

특히 10월의 민간부문 일자리가 60만4000개 증가해 공공부문의 일자리 감소(7만3000개)를 상쇄했다. 같은달 실업률은 4.6%로, 전달(4.8%)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손 교수는 “임금 인상과 추가 실업수당 종료가 고용 증대에 도움을 줬다”며 “노동력이 부족하지만 않았다면 10월의 고용 증가율이 훨씬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지원과 증시 호조 덕분에 소비자 지갑이 넉넉해졌고 결과적으로 노동 참여율에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어려움을 겪어온 레저 및 접객부문에서 일자리가 16만4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이는 팬데믹(대유행) 이전의 최고치 대비 140만 개 증가보다 크게 낮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레저·접객부문이 정상치를 회복하는 데는 수 년이 걸릴 것이란 게 그의 진단이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

손 교수는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이 1년 전보다 4.9% 늘었지만 물가가 더 많이 뛰면서 임금 상승 효과를 사라지게 만들었다”며 “(공급난 때문에) 상점에 쌓인 물건을 보면 소비자들이 기뻐할 정도여서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물가 및 임금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손 교수는 “이달 말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하겠다는 Fed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다만 일자리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은 만큼 Fed는 기준금리 인상을 포함한 긴축 절차를 천천히 밟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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