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시장 '개싸움'
원조 도지코인 시총
한때 추월하며 위협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 28일 한때 시바이누는 사상 최고가인 0.00008845달러(약 10원)에 거래됐다. 1주일 전보다 170% 이상 치솟은 값이다. 시바이누 시가총액은 444억달러(약 52조원)까지 불어났다. 전체 암호화폐 중 시총 8위에 오르면서 도지코인(10위)을 밀어냈다. 다음날에는 시바이누가 하락하고 도지코인이 30~40% 급등하면서 두 암호화폐는 시총 순위를 맞바꿨다. 외신들은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한 방’을 노린 투기 수요를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탄생한 시바이누는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삼았다는 점에서 도지코인의 아류로 꼽힌다. 시바이누 지지자는 이 암호화폐를 ‘도지코인 킬러’로 불러왔는데, 시바이누 시총이 도지코인을 추월하면서 이 구호는 현실이 됐다. 2013년 12월 개발된 도지코인은 올 들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적으로 띄우면서 유명해졌다. 최근 1년 새 도지코인의 가격 상승률은 1만%, 시바이누는 9200만%를 넘어섰다.
무명의 코인 개발팀이라 해도 ‘이 코인으로 이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나름의 구상을 내놓게 마련인데, 밈 코인은 그런 것도 없다. 이렇다 할 사용처도 없는 ‘강아지 코인’의 폭등은 암호화폐 시장의 투기적 성향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암호화폐거래소 FTX US의 브렛 해리슨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뺀 나머지 암호화폐)은 극도로 위험할 수 있고 내재적 투자 가치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며 “개인투자자가 함부로 거래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최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됐지만 밈 코인은 무한정 찍어내는 구조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도지코인의 유통량은 1318억 개, 시바이누는 589조7389억 개에 달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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