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NVAX)가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제시한 백신 품질 기준에 도달하지 못해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내년에도 허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노바백스 측은 올해 말까지 매달 1억5000만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노바백스가 코로나19 백신 순도를 FDA 기준에 맞추지 못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FDA는 코로나19 백신 배치(공정 단위) 당 90% 이상의 순도를 요구하고 있는데 노바백스 백신의 순도는 최근 70% 수준에 도달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순도가 낮으면 최종 생산 제품에 오염물질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데다 이물질 때문에 환자가 이상반응을 호소할 위험도 크다.

노바백스는 이런 생산 품질 문제를 해결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 때문에 내년에도 백신 허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 주식시장이 개장하기 전 소식이 전해지자 20일 노바백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2% 넘게 폭락했다.

노바백스 백신 생산이 늦어지면 저개발국가 등의 코로나19 백신 수급난은 더 심해질 수 있다. 전통적 단백질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한 이 백신은 안정성이 높아 유통기한이 길고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화이나, 모더나 등에서 개발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보다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던 이유다.

지난해 미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노바백스에 16억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미 정부가 백신 제조업체에 투입한 비용 중 가장 많은 비용을 노바백스가 가져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코로나19 백신공급협의체인 코박스도 노바백스 백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 공급이 늦어지면 수억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노바백스 측은 반박자료를 내고 올해 말 예정대로 미 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 유럽,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도 몇주 안에 허가를 위한 서류 제출을 마칠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선 시판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노바백스는 세계 주요 백신 생산 시설을 활용해 연말께는 월간 1억5000만회분의 백신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세계 최대 백신 제조회사인 인도혈청연구소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코박스와 계약한 11억회분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SK바이오사이언스와 일본의 다케다 제약 등도 노바백스 백신을 만들 계획이다. 체코 백신 공장도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노바백스 측은 예상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