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운용사, 이달 뭐샀나
피델리티, 비츠로셀 지분 8% 육박
모건스탠리, 분체이송 전문업체
디와이피엔에프 5% 신규 취득

국내 운용사는 저평가株에 꽂혀
아세아시멘트·태평양물산 확대
이달 초 코스피지수가 2900선까지 조정을 받자 투자자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테이퍼링과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면서 2700까지 급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우려와 달리 코스피는 다시 3000선을 재탈환했다. 당분간 박스권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다만 코스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높아진 상황에서 오를 만한 종목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은 게 문제다. 힌트를 얻기 위해 큰손들이 어떤 종목을 사고 있는지 알아봤다.
외국인 선택은 배터리·신재생
큰손들, 한화솔루션·엘앤케이바이오 담았다

이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5% 이상 지분율 공시’를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외국계와 국내 주요 운용사는 15개 종목의 지분을 늘리거나 신규로 매수했다. 투자자들은 한 종목의 지분을 5% 이상 취득하면 세부 매매내역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외국계 기관은 주로 2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을 사들였다. 20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901.64 -3.12%)은 태양광 업체 한화솔루션(33,550 -3.87%) 지분을 5.08% 신규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사기 시작했고,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4만4700원 수준이다. 이날 한화솔루션은 취득가보다 낮은 4만4000원에 마감했다.

다른 외국계 기관인 피델리티는 리튬전지생산업체 비츠로셀(13,500 -3.91%) 지분을 이달에만 두 차례 늘렸다. 지난 6일 지분을 6.08%에서 7.13%로 한 차례 늘렸고, 14일 지분을 7.79%까지 확대했다. 비츠로셀은 30년 넘게 리튬전지만 생산한 업체로 국내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모건스탠리는 분체이송 전문업체 디와이피엔에프(41,800 +0.60%) 지분을 5.24% 신규 취득했다. 분체이송이란 각종 산업에서 사용되는 원재료를 공정별로 요구되는 사양으로 가공하는 작업이다. 그동안 석유화학, 발전소 위주로 고객사를 뒀지만 최근 2차전지 부문으로 확장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디와이피엔에프 평균 매수단가는 3만7000원 수준이다. 이날 종가는 3만8550원이다.
저평가주 찾는 국내 큰손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업종보다는 저평가 종목을 찾는 데 주력했다. VIP자산운용은 이달에만 세 개 종목의 지분을 크게 늘렸다. 아세아시멘트(119,500 -3.24%) 지분을 6.36%에서 7.66%, 아세아 지분을 5.14%에서 6.26%, 태평양물산(2,290 -1.72%)을 5.18%에서 5.44%로 확대했다.

VIP자산운용은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 가운데 최상위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아세아 관련주를 사들인 것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배당 확대나 지분 매입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시멘트 주가가 낮은 이유는 주주환원과 배당수익률이 경쟁사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

KB자산운용은 티앤알바이오팹(55,900 0.00%)청담러닝(33,550 +0.75%)을 사들였다. 두 회사의 지분을 각 9.15%, 10.29%까지 확대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바이오프린팅 전문업체다. 최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에 인공간 동물 이식 성공 논문을 게재했다. 온라인 교육업체인 청담러닝은 최근 메타버스 관련주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교육과 SNS 기능이 결합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건설(10,100 -2.42%) 지분을 7.51%에서 8.86%로, 타이거자산운용은 이엠텍(23,500 -2.49%) 지분을 5.17%에서 6.53%로 확대했다. 신영자산운용은 한솔제지(13,850 -2.12%) 지분을 6.18%에서 7.33%로 늘렸다. 외국계 기관인 라자드자산운용은 오스템임플란트(112,600 -5.14%) 지분을 6.29%에서 8.06%로 확대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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