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과열"vs"더 간다" 팽팽

2차전지 소재株 '톱 10' 시총
1년 새 36조→64조 2배 껑충

저평가된 中주식으로 갈아타는
외국인 '롱·쇼트 트레이드' 가능성
"단기적 리스크 관리 필요할 때"
최근 2차전지 소재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에서 단기간 급등에 따른 주가 고평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 주요 10개 2차전지 소재주의 시가총액은 올초 36조원에서 최근 64조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지난달 이후 국내 업체의 주가 상승률이 중국의 10배를 웃돌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저평가된 중국 2차전지 소재주로 옮겨가는 ‘롱·쇼트 트레이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차전지산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선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이 많지만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10대 소재주 시총 64조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2차전지 소재주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큰 10개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63조6148억원(18일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초(1월 4일)만 해도 이들 종목의 합산 시총은 36조2922억원에 불과했지만 1년도 안 되는 사이 두 배가량으로 불어났다.
2차전지 소재株 연일 급등…PER 中의 두 배

특히 지난 한 달 사이엔 국내 2차전지 소재주가 초강세를 나타낸 반면 중국 업체들은 저조한 흐름을 보여 주가 상승률이 역전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월 이후 이달 18일까지 한국 셀·소재 등 2차전지주는 평균 28% 올랐다. 이 기간 중국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2%에 그쳤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업체들이 소재주 중심으로 주가 재평가가 일어나면서 중국 업체들의 수익률을 앞섰다”며 “국내 소재주들은 셀 업체 대비 9월 이후 평균 28%포인트 초과 수익을 냈다”고 분석했다.

2차전지 소재 업종의 강세는 지난달 에코프로비엠(536,600 +6.83%)의 10조원 규모 수주와 설비증설 투자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됐다. 소재 업체들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시장 평가가 한층 올라갔다.

에코프로비엠 외에도 양극재 기업인 포스코케미칼(148,000 +1.02%)엘앤에프(214,300 +6.09%)는 올 들어 시총이 각각 5조원가량 불어날 정도로 상승세가 거셌다. 연초 12만원 선이던 포스코케미칼 주가는 최근 16만원을 웃돌며 거래되고 있다. 올초 7만원대였던 엘앤에프는 19일 21만8400원을 기록했다. 엘앤에프는 시총으로도 SKC(187,000 +3.03%)일진머티리얼즈(125,500 +2.03%)를 넘어섰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10월”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밸류에이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소재주의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는 양극재 업체들은 2022년 주가수익비율(PER) 추정치가 평균 62배에 달한다. 중국 양극재 업체들의 평균인 33배에 비해 약 두 배 높은 수준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도 성장세가 워낙 가파르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의 평균 PER이 중국을 앞섰다는 것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장 연구원은 “한국 양극재 업체들의 장기 성장성이 한국 배터리 고객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중국 양극재 업체 역시 중국 배터리 고객사의 증설에 따른 물량 기대감으로 비슷한 성장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지난달 중국 전기차 판매 성과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로선 상대적으로 PER이 높은 한국 2차전지 소재주를 매도(쇼트)하고, 저평가된 중국 업체를 매수(롱)할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과 한국 업체를 두고 롱·쇼트 트레이드가 일어나면 단기 수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다만 4분기에도 추가적인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재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전기차 판매 강세, 소재 수급 부족 등이 지속되고 있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나가는 중이라 소재 업체들의 이익 추정치 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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