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아닌 90년대 초호황 올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가 지난 14, 15일 연속으로 1% 남는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월가 분위기는 상당히 활기찹니다. S&P500 지수는 지난주 7월 이후 가장 좋은 주간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에 다시 1.45% 차이로 바짝 다가섰습니다.

지난 8월부터 두세 달 델타 변이로 인해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걱정이 심화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란 주장이 커지고 있었는데 그런 걱정이 좀 완화됐습니다.

첫 번째 요인은 경제 지표가 다시 올라오고 있는 겁니다. 지난 14일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작년 팬데믹 발생 이후 처음으로 20만 건 대 즉, 29만3000건까지 떨어져 델타 변이 확산세가 꺾이자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게다가 15일 금요일 발표된 9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7% 증가해 예상치 -0.2%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또 7월, 8월 소매판매도 소폭 상향 수정됐습니다.
UBS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아닌 90년대 초호황 올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9월 소매판매액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9월과 비교하면 19%나 높은 수준입니다. 또 소매판매 증가 추세에 비해봐도 추세보다 11% 많습니다. 9월 중순까지 델타 변이 감염자가 계속 증가했는데도 미국 소비자들은 어떻게든 돈 쓸 방법을 찾아 쓴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웅적인 미국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 낮은 재고에도 용감했다"(Heroic American Shoppers Braved High Prices, Low Inventor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델타 변이는 9월 중순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4분기에 다른 견고한 소매판매 및 경제 재가속의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강력한 기업 실적입니다. 지난주 금융주를 중심으로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는데, 골드만삭스 JP모간 씨티 월그린 유나이티드헬스 등이 줄줄이 월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공급망 혼란, 비용 증가, 델타 변이 확산세 등으로 실적이 예상보다 나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있었는데, '기우'라는 게 어느 정도 확인된 겁니다.
UBS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아닌 90년대 초호황 올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S&P500 기업 중 40개(8%)가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이들 중 80%가 주당순이익(EPS)이 월가 예상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5년 평균인 76%를 상회합니다. 또 이들의 EPS는 월가 예상보다 14.7% 많았습니다. 이것도 5년 평균인 8.4%보다 높습니다. 팩트셋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9월 30일 기준으로 S&P500 기업의 3분기 EPS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금 추세라면 3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에도 이들의 EPS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 경영진들은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고객들의 신용카드 소비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이런 추세는 연말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겁니다. 실제 씨티그룹의 신용카드 매출은 1년 전보다 20%나 급증하고, 2019년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언 최고경영자(CEO)는 "엄청난 지출이 이뤄지고 있고, 그리고 가속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자신감을 되찾고 있습니다. 지난주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주간 투자자 심리지수 조사에서 향후 6개월 동안 강세장이 나타날 것으로 보는 응답이 12.8%포인트나 증가해 37.90%에 달했습니다. 그동안 약세장을 내다보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는데 갑자기 강세장 응답이 많이 늘어난 겁니다.
UBS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아닌 90년대 초호황 올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강세장 지속'을 주장해온 한 월가 관계자는 "뉴욕 증시에 필요했던 조정이 5%로 마무리됐을 수 있다. S&P500 지수가 50일 이동평균선을 되찾았고 이제 계절적으로 증시 친화적인 11월이 다가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이어지고 있고, 이익이 급증한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액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향후 12개월간 사상 최대인 1조 달러 이상이 자사주 매입에 쓰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UBS는 강세장을 부르짖는 대표적 금융사입니다. 지난 8월 말 내년 말까지 S&P500 지수가 5000에 달하리라 전망했죠. 이런 UBS는 지난주 급격히 개선된 분위기에 힘을 받았는지 '장밋빛으로 가득한 강세장 시나리오'를 지난 14일 발표했습니다. 제이슨 드라호 자산배분 헤드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제목부터가 '낙관적 견해'(Rose-colored glasses)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앞으로 펼쳐질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우울했던 1970년대가 아니라 2% 이상의 지속적 성장, 인플레이션 하락, 강한 고용 성장, 빠른 생산성 등을 일궈냈던 1990년대가 될 것이란 겁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보는 이유로 열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1. 긍정적인 총수요 충격
팬데믹 기간 동 상품에 대한 수요 급증은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큰 요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 충격은 경제가 지난 10년간의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10년간은 총수요가 낮고 저축이 높아서 성장, 인플레이션, 금리가 모두 낮게 유지됐다는 것입니다. 긍정적 수요 충격은 경제가 이런 체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투자와 소비의 선순환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UBS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아닌 90년대 초호황 올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2. 더 빠른 임금 인상
급격한 임금 상승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가중시키지만, 저소득 근로자에게 발생한다면 장기 침체에 기여해온 소득 불평등의 장기 증가 추세를 역전시킬 수 있습니다. 주로 소득 상위 10분위에게 누적되는 임금 이득은 소비보다 저축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러나 하위 4분위의 소득 증가는 소비 가능성이 커 총수요를 높입니다.
UBS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아닌 90년대 초호황 올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3. 공공 인프라 및 R&D 활성화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초당적 인프라법안(신규 투자금 5500억 달러)과 1조50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주도의 인프라 예산안이 연말 전에 통과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 중국과의 경쟁을 지원하기 위한 2500억 달러 규모의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상태입니다. 이 법안은 R&D, 반도체 제조 및 기술 허브에 수많은 달러를 투자합니다. 인프라 및 R&D 지출이 장기적으로 GDP에 미치는 영향으로 볼 때 이는 장기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 긍정적입니다.
4. 자본 지출 붐 가능성
자본 지출은 지난 1년 동안 미국 및 기타 지역에서 급증했습니다. 기업들이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자본 지출 의향은 여전히 높습니다. 예외적으로 낮은 재고, 공급 병목 현상, 소비자 가격보다 빠르게 상승한 생산자 가격도 추가 투자를 촉진합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실질 투자는 이전 주기보다 1년 더 빨리 침체 이전 수준의 120%에 도달할 가능성이 큽니다.
5. 지속적 에너지 전환 투자
청정에너지 및 탄소 배출 제로로의 세계적인 전환에는 향후 20년 동안 수조 달러의 공공 및 민간 투자가 필요할 것입니다. 친환경적인 경제와 필요한 인프라를 만들기 위한 경쟁은 성장을 촉진할 겁니다. 이러한 전환에는 원자재가 많이 필요하므로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6. 신규 사업의 급증
지난 1년 동안 미국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비즈니스의 수는 월평균 45만 개로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50% 더 많습니다. 대부분 소규모 사업은 팬데믹 때 이사한 사람들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일부는 훨씬 더 큰 회사로 성장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업가 정신의 폭발은 경제에 역동성을 주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7. 위험 감수 증가
기업가 정신 확대 외에도 사람들은 전례 없는 속도로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있습니다. 지난 9월 42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그랬습니다. 지난 20년 동안의 이전 월간 총계보다 25% 높은 수치입니다.
이런 높은 위험 감수 성향과 자신감은 더 대담한 벤처 사업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8. 성장 자본에 대한 풍부한 접근성
지난 10년 동안의 낮은 GDP 성장률은 투자자들이 더 큰 수익(성장) 기회를 모색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스타트업부터 신규 상장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형의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자본이 풍부합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총 벤처캐피털 자금은 세계적으로 2880억 달러에 달해 2020년 하반기에 세운 이전 반기 기록을 1100억 달러 이상 초과했습니다. 상장(IPO)을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도 기록적입니다.
9. 비즈니스 모델의 디지털화
팬데믹의 긍정적 부산물은 팬데믹이 없었다면 기업들이 손을 대지 않았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기술들에 투자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사업을 효율화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팬데믹 이전에도 디지털 기술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전체 사업모델이 점점 디지털화를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습니다. 이는 잠재적으로 더 큰 효율성 향상을 가져올 것입니다.
UBS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아닌 90년대 초호황 올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0. 더 빠른 생산성 성장
미국의 실질 GDP는 이미 팬데믹 전의 정점을 넘어섰고 500만 명 이상의 근로자가 줄어든 상태에서 그 양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2년 이내에 근로자 1인당 실질 생산량이 대략 4% 증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2020년대의 생산성 증가율이 지난 10년 동안의 약 1%의 빈약한 수준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은 추정입니다. 하지만 늘어난 민간 및 공공 자본의 결합, 투자 및 R&D 지출, 디지털 기술의 더 많은 사용, 새로워진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하면 생산성 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UBS의 드라호 헤드는 "이런 요인은 1990년대 후반을 연상시킨다. 강세장이 이어지기 위해 이 모든 요인이 실현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UBS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아닌 90년대 초호황 올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가장 큰 걸림돌은 인플레이션입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1년 이상 현 수준에 가깝게 유지된다면 약세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이 작고 결과는 6개월 후에는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기저 효과로 인해 감소할 것이며 계절적으로 느린 겨울 동안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Fed는 경기를 식히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데 더 공격적일 것이며, 이는 경기 침체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드라호 헤드는 "결론은 인플레이션이 대체로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되면 투자자들은 1970년대에 일어난 일을 재검토하는 시간을 줄이고 1990년대에 대해 생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맞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가장 무서운 위험이며, 누구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더 위험합니다. 지난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는 5.4%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속적 물가 상승 요인인 임금과 임대료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서부텍사스원유 WTI가 배럴당 82달러를 넘는 등 유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달에는 10%, 올해 70% 올랐는데요. WSJ은 WTI 옵션시장에서 12월에 배럴당 100달러가 넘을 것이란 계약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일부에선 브렌트유가 2022년 12월까지 배럴당 200달러에 달할 것이란 베팅도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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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혼란도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LA 롱비치항 등 항만에 주7일, 24시간 근무가 시작됐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는 않습니다. 항만이 24시간 돌아도 항구에 내린 컨테이너를 실어날라야 할 트럭, 전국 곳곳의 창고들이 그렇게 일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트럭 운전사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이런 요인은 4분기, 내년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통화정책이 완화에서 긴축 방향으로 바뀌고 있고, 재정부양책도 거의 다 소진됐습니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막대한 부양책을 퍼부어 인위적으로 살린 경기 사이클은 그렇게 길지 않다며 벌써 중간사이클로 넘어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중간으로 넘어가면 기업 실적은 차별화되고 전반적인 증가율도 꺾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번 주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쏟아집니다. 화요일 넷플릭스와 존슨앤드존슨, P&G,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실적을 내놓습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으로 인한 영향을 언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요일에는 테슬라가 핵심입니다. 또 ASML, 램리서치 등 반도체 장비회사와 버라이즌, IBM 등도 실적을 공개합니다.

목요일에는 AT&T, 치폴레, 인텔, 아메리칸항공, 스냅이 성적표를 내놓고 금요일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하니웰, 슐럼버거 등이 발표에 나섭니다.

기업들은 어쨌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증가, 공급망 혼란 등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금융사들은 기본적으로 이런 영향을 덜 받는 곳이지요. 하지만 이번 주부터는 다릅니다. 하니웰과 같은 산업재와 P&G 같은 필수소비재 기업들은 이런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가격결정력 등을 기반으로 기업 실적의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공급망 차질과 인건비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향후 분기 실적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가이던스나 경영진의 언급이 중요합니다. 델타항공의 경우 3분기에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지만, CEO가 "항공유 폭등에 따른 부담"에 대해 밝히면서 주가가 하락했었습니다.
UBS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아닌 90년대 초호황 올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경제 지표로는 기존 주택 판매와 마킷의 제조업 및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 Fed의 베이지북 등이 발표됩니다. 또 중국에서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됩니다. 중국은 전력난, 그리고 헝다그룹 사태 등으로 인해 3분기 성장률이 많이 떨어졌을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첫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첫 거래가 시작되는 프로쉐어스의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전망하지만, 백만장자인 마크 큐반은 "비트코인에 투자할 거면 그냥 비트코인을 사면되지 ETF를 살 이유가 없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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