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장의 중심은 인플레…금융자산 오르기 쉽지 않다"
‘가치평가의 석학’으로 불리는 애스워스 다모다란 미국 뉴욕대 교수(사진)는 “내년 시장의 중심은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오면 어떤 금융자산도 오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은 한 번 시작되면 중앙은행이 통제하기 어려우며 거기서 나오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석 달째 5%대를 넘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이 목표로 하는 2%를 크게 웃돈다.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공급망 혼란이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란 Fed의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

다모다란 교수는 “Fed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서고 기준금리를 인상할 준비를 하는 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시장금리가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 게임에서 Fed는 방관자가 되고 내년 시장을 주도할 더 큰 힘은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증시에 거품이 있는가’란 질문에 “투자자들이 미래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같다”며 “뭘 사기에 편안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 매수에 대해선 “좋은 투자는 좋은 회사를 찾아내는 게 아니라 적정한 가격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좋은 회사를 비싸게 사는 것보다 덜 좋은 회사를 싸게 사는 게 좋은 투자”라고 했다.

"내년 시장의 중심은 인플레…금융자산 오르기 쉽지 않다"
다모다란 교수는 지난달 중국 정부의 규제로 주가가 급락한 텐센트, 알리바바 등을 매수했다고 공개했다. 중국 투자와 관련, 그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2위 경제여서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기업에 투자할 때는 주주가 아니라 단순히 자본 제공자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며 정부라는 변수를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