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경제 봉쇄에 나서지 않았던 스웨덴의 물가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마켓워치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스웨덴은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했을 때도 전면적인 경제 봉쇄를 취하지 않은 국가다. 자연적인 집단면역 체제로 빨리 전환하겠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스웨덴의 물가는 안정적인 상태다. 물가상승률은 올 들어서도 1~2%(전년 동기 대비)를 유지해왔으며, 에너지 가격이 크게 뛰었던 지난달에도 2.5% 상승에 그쳤다. 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8월 3.0%에 이어 9월 3.4%로 치솟았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더 많이 뛰고 있다. 지난 5월부터 5%를 지속적으로 넘었고, 지난달엔 시장 예상보다 높은 5.4%를 기록했다. 3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델타 변이 확산의 여파로 미국 내 소비는 서비스에서 내구재와 같은 상품으로 다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는 게 마켓워치의 설명이다. 올 3월의 미국 내 내구재 소비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26%나 높았다.
고공행진하고 있는 미국의 물가상승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고공행진하고 있는 미국의 물가상승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BCA 리서치의 다발 조시 수석 전략가는 “적시·적기 생산에 최적화된 현재의 공급망과 재고 시스템을 고려할 때 내구재 상품에 대한 26%의 초과 수요를 충족시키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비스 부문도 마찬가지다. 조시 분석가는 “어떤 이유에서든 소비자들이 외식을 하거나 극장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서비스 업체들이 가격을 낮출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며 “수요 급감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던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웨덴은 예외였다. 경제 봉쇄가 없었던 스웨덴에서 서비스 물가는 하락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서비스 기업들이 더 많은 소비자를 유인하려고 가격을 낮췄던 것이다. 스웨덴 물가가 미국 대비 3%포인트가량 낮은 배경이다.

스웨덴 물가는 미국 등 선진국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가가 결국 안정화될 것이란 얘기다.
안정적인 스웨덴의 물가상승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안정적인 스웨덴의 물가상승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조시 분석가는 “미국 내 상품에 대한 초과 수요 중 올 3월 이후 15%가 줄어들었으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7% 높다”며 “결국 스마트폰이나 중고차가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물가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내 서비스 수요도 일정 부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내구재 상품 가격이 임금을 끌어올렸지만 재택 및 사무실에서 번갈아 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은 서비스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얘기다.

조시 분석가는 “내구재 상품을 많이 취급하는 소비재 섹터와 아직 많이 조정을 받지 않은 원자재를 매도하고 미 국채를 보유하라”고 추천했다. 물가연동채권(TIPS)은 앞으로 별 재미가 없을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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