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부실채권의 절반이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발행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현재 거래되는 달러표시 부실채권 1390억달러(약 165조원) 가운데 46%인 640억달러어치가 중국 부동산업체 채권이다. 블룸버그는 채권의 수익률이 벤치마크(투자 기준지표)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으면 부실채권으로 규정했다. 채권 수익률이 높으면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중국 2위 부동산업체 헝다그룹의 부실채권이 140억달러로 전 세계 부실채권의 10%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쟈자오예그룹(카이사)이 96억달러, 융창그룹(수낙)이 66억달러, 징청그룹이 52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최근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화양녠(환타시아)의 부실채권도 21억달러에 달했다.

헝다그룹은 지난달 23일 예정됐던 달러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93억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디폴트 위기에 몰렸다. 이후 2차례 더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첫 미지급일로부터 30일 후인 오는 23일까지 이자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 공식 디폴트에 빠지게 되며, 채권자는 파산을 신청할 수 있다. 이후 화양녠, 신리 등 중견 부동산업체들이 잇따라 디폴트에 처했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부동산 관련 대출을 제한하면서 돈줄이 막힌 부동산업체들이 잇따라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이 신규 주택 구매를 꺼리면서 신규 주택 시장이 침체되고, 부동산업체들의 실적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성수기인 9~10월 주택 판매는 예년보다 크게 저조한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택 판매 부진이 투자와 건설업 업황 악화로 이어져 중국 전체 경제의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개발업체들에 토지를 판매(장기 임대)해 재정을 충당해 온 지방정부의 재무 상태도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기준 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3%를 차지했을 정도로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내년에 토지와 부동산 판매가 각각 15%와 5% 감소하면 GDP 성장률을 1.4%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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