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과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매가격) 상승률이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발원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커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PPI가 전년 동월 대비 10.7% 상승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는 1995년 12월의 11.1% 이후 25년 9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9월 PPI 상승률은 8월의 9.5%와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0.5%를 모두 웃돌았다.

반면 9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소매가격)는 작년 같은 달보다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9월 CPI 상승률은 8월의 0.8% 및 시장 전망치 0.9%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PPI와 CPI 사이의 간격은 8월 8.7%포인트에서 9월 10%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두 지수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벌어진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다.

PPI와 CPI 격차가 벌어지면서 높은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기 어려운 많은 중국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전력난과 북서부 홍수, 산발적인 코로나19 재확산 등과 함께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스를 유지하다 올 1월 0.3%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후 2월 1.7%, 3월 4.4%, 4월 6.8%, 5월 9%, 6월 8.8%, 7월 9% 등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투기 수요가 겹치면서 원유, 석탄, 철광석, 구리 등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중국 정부가 전력난에 대응해 전기요금 현실화에 나서면서 PPI는 상승 압력을 더 많이 받을 전망이다. 중국은 15일부터 석탄화력 전기요금을 정부가 정하는 기준가에서 상하 20%까지 변동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10%에서 변동폭을 늘려 발전업체들이 석탄 가격 상승을 제대로 전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톈펑증권은 전기료 인상으로 PPI가 1%포인트 더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