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수혜주로 주목 받은 택배 대표주 CJ대한통운의 주가가 4분기 들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커머스 수혜주로 주목 받은 택배 대표주 CJ대한통운의 주가가 4분기 들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택배 업계 오랜 숙원이자 주가 상승 모멘텀인 '택배 단가 인상'이 이뤄졌지만, 업계 대표주인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택배주가 운임 모멘텀만으로는 더 이상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CJ대한통운은 전 거래일 대비 4500원(3.11%) 오른 14만9000원에 마감했다. 3거래일 만의 반등이지만 15만원 선을 뚫지 못하며 제한적 상승을 보였다.

주가는 지난 한 달 동안 오른 날보다 떨어진 날이 많았다.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7거래일 동안 주가는 5거래일 올랐고 11거래일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연중 최저점(15만3000원)을 기록한 뒤로 줄곧 하락해 이달 12일 들어 14만4500원으로 다시 한 번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 영향으로 해당 기간 동안 주가는 12% 넘게 빠졌고 시가총액은 4800억원가량 날아갔다.

CJ대한통운은 올 4월부터 기업고객 택배비를 250원 인상했다. 택배비 인상 소식이 알려진 전후로 증권가는 너나 할 것 없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단가 인상 효과가 뚜렷한 데다 이커머스 시장이 지속 성장 중인 만큼 실적 기여를 기대할 만하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택배비 인상으로 물동량 이탈이 예상됐지만 2분기 택배 물동량은 4억2900만박스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는 등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4분기 들어 주가가 부진하자 증권가도 다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투자환경에서 택배 성장에 대한 프리미엄이 줄어들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 업계의 진단이다. 쿠팡·네이버로 대표되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그 수혜주로 CJ대한통운이 주목 받았지만, 투자자들이 이커머스와 택배 산업을 별개로 간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CJ대한통운의 택배가격 인상은 기대 이상으로 택배운임은 2분기에 이미 전년 동기 대비 11% 올랐고 상승세는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렇게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주가가 신저가를 찍는 것은 이익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과거 이커머스 수혜주로서 누리던 프리미엄을 잃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량이 상반기 역기저로 부진했지만 전년 하반기 파업 등 물량부진으로 올 3분기 직전 분기보다는 소폭 개선이 예상된다"며 "여전히 높은 기업가치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단가 인상 효과를 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기업가치(밸류에이션) 회복 방안으로 증권가는 '이커머스와의 풀필먼트 협력 강화'를 제시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이커머스 업계와 풀필먼트 협력을 강화하고 해외 사업을 재편해 수익성 개선을 꾀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 1위 택배사와 글로벌 20위권 3자물류사라는 독보적인 입지를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택배비 인상 이상의 성과를 보여줄 물류 경쟁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