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스틸 컷.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스틸 컷. /사진=넷플릭스
이달 들어 폭락하는 코스닥 시장에서 급등한 종목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콘텐츠 관련주, 중소형 게임주 등이 주를 차지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 흥행으로 콘텐츠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가 신작 출시로 실적 기대감이 커진 중소형 게임주들이 하락장에서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4.96%, 6.29%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약 6개월만에 3000선을 밑돌았으며, 코스닥지수는 2개월만에 1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빚투'(빚내서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반대매매로 인해 낙폭이 더욱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지수가 6% 넘게 빠지며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지만 유독 눈에 띄는 업종이 있다. 바로 방송서비스와 디지털콘텐츠 업종이다. 이들은 급락장 속에서도 각각 7.09%, 4.79%의 수익률을 올렸다.

방송서비스 대표주인 CJ ENM이 11.29% 올랐고, 디지털콘텐츠 업종에선 위메이드(29.29%), 위메이드맥스(65.25%) 등이 눈에 띄었다. 이번 급락장 속에서 콘텐츠와 게임 업종이 부각된 것은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이 흥행하면서 콘텐츠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 킹덤'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중소형 게임주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실제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도 오징어 게임의 흥행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미국의 대형 기술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넷플릭스는 홀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간밤 나스닥에서 624.94달러로 거래를 마쳐 오징어 게임 공개 전날인 지난달 16일보다 6.55% 올랐다. 특히 이달 7일 장중 한때 646.84달러까지 올라 장중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CJ ENM은 OTT 자회사 티빙이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지난해 10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월간 이용자 수(MAU)는 300만명이 넘는다. 유료 가입자 수는 약 150만명 수준이다. 한국 가입자 380만명을 확보한 넷플릭스와 유료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한 웨이브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위메이드와 위메이드맥스의 경우 신작 '미르 4' 흥행에 더해 게임을 메타버스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사 중 가장 먼저 블록체인 등 혁신 기술에 투자해 온 위메이드는 '미르 4' 글로벌 버전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용자들은 게임 내 핵심 재화인 흑철을 채굴한 뒤 이를 드레이코라는 토큰으로 교환해 현금화할 수 있다"며 "자신의 캐릭터나 아이템을 대체불가능토큰(NFT)화해 플랫폼 내에서 거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자산과 NFT를 통해 현실 경제세계와 게임 내 세계가 이어지고 있고 이를 통해 단순한 게임을 넘어 하나의 세계를 형성한 메타버스로 자리잡을 전망"이라며 "이는 게임사와 이용자 입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생성해낼 수 있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