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실적 정점 지났다…경기 침체 우려커지나? [강영연의 뉴욕나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투자법을 알려드리는 뉴욕나우. 오늘은 케니 리 노무라 이코노미스트와 현재 시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공급망 혼란, 금리 상승 등에 대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팀에서 미국 경제정책, 시장 등 거시정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공급망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서 기업들의 실적이 유지될 수 있을까요. 기업들의 실적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은 추세적 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리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미국 기업들의 이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이미 실적 정점은 지났다는 건데요. 미국 시장은 이제 투자 매력이 떨어진 걸까요. 아니면 여전히 주목해야할 시장일까요.

▶ 앞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미국의 강력한 경제 펀더멘털이 주식 시장 전반을 지탱해 왔습니다. 4분기 전반적인 지표는 고르지 못할 것이라 봅니다. 수익 증가율이 정점에 달했고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증가했으며 향후 경제 성장 모멘텀의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헝다 그룹 사태와 관련된 경제 주체의 잠재적 긴축 재정도 미국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고 예상합니다. 그 밖의 이슈로는 인프라 법안과 부채 한도를 둘러싸고 민주당 내 논쟁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변동성이 더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말 S&P500지수는 얼마로 예상하시나요.

"안타깝게도 S&P 500의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고 또한 공급망 차질에 따른 비용 압박이 여전히 상승하고 있어 4분기에는 낮은 이익 증가율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4분기 S&P 500의 성장도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봅니다. 가능한 예측은 이 정도입니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3분기 이후로도 이어질까요.

"수익과 관련해서는 2분기의 성과를 비롯해 3분기에도 꾸준한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코로나 장기 봉쇄령 이후 경제활동 재개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정점은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투입비용 상승으로 인한 이윤 잠식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기업 이익 증가율 침체를 전망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되며 이는 2022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위험과 기업 이윤 압력으로 인해 향후 하락의 위험이 예상됩니다."

▶인플레이션이 기업 이익 하락에 주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하나요.

"여러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여름 동안 지나치게 낙관적이었을 수도 있고요. 델타 변이가 미국을 장악하기 전이니까요.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중국 정세를 우려하는 기업도 있을 수 있고 중국의 더딘 성장률로 인해 타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하락 위험을 예상합니다."

▶공급망 혼란이 심각한데,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조금 어려운 주제입니다. 여전히 혼란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이고요. 미국 서해안 항구에서의 혼잡이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습니다. LA에서는 컨테이너선들이 줄을 지어 하역을 기다린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반도체의 부족 역시 다양한 상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가전제품이 그 예죠.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증가 추세에 있으므로 공급망 차질도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내년 전반기까지 이어질 수도 있고요. 하지만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며 이는 미국 경제 데이터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기업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022년 상반기 전망 실적도 마찬가지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기업들은 아직 배우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되는 변화와 공급망 혼란에 적응하려고 하고 있고요. 몇 년 전 미·중 간의 무역이 중단되었을 때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었죠. 기업들은 양국의 관세 부과에 빠르게 적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선례를 겪고 나서 회사들은 공급망 차질에 대응하고 조달 경로를 바꿀 능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물론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걸 바꿀 해법은 없죠. 하지만 미래를 내다봤을 때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델타 변이 확진자 수가 감소하게 되면 상황은 나아질 것입니다"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시장에는 앞으로도 많은 위험이 존재할 겁니다. 테이퍼링과 관련해 중앙은행의 분명한 암시가 있었고요. 몇 년 전에도 선례가 있었습니다. 과거 경제 주기에서도 중앙은행이 테이퍼링을 시작한 바 있죠. 따라서 저는 테이퍼링을 위협으로 보지 않습니다. 시장 역시 중앙은행의 신호를 잘 이해했다고 생각하고요. 미국 경기 회복이 둔화하리라는 전망에도 여전히 시장 관계자들은 그 회복력에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델타 변이의 등장에도 말이죠.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내 수요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입니다. 공급 제약에 따른 여러 문제가 미국 성장을 방해하고 있고 어쩌면 경기 회복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미국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주제는 중국의 성장 둔화 위험입니다. 이는 시장 위험 심리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죠. 위험 심리의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섹터는 주식 시장에서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분야입니다. 예를 들면 기술과 경기 순환 섹터로 시장의 잠재적 위험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팬데믹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델타뿐만 아니라 다른 변이들이 일으킬 상황도 향후 위험 심리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나요.

"우리는 내년보다는 2023년 2분기 금리인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일관된 정책의 방향은 상반되는 통화정책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중앙은행의 테이퍼링이 2022년 6월 이후 끝나리라 예상되므로 테이퍼링이 끝나기 전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작다고 봅니다. 우리의 견해는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것입니다. 최신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에 따르면 공급망 차질에 영향을 받았던 상품들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고차 가격의 경우 인플레이션의 감소를 볼 수 있었죠. 따라서 중앙은행이 내년까지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 보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데이터 또한 우리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금리 인상은 2023년 2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테이퍼링 텐트럼(발작) 가능성이 있을까요.

"좀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시장은 중앙은행의 메시지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봅니다. 9월 FOMC 회의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매우 분명했습니다. 올해 말에는 테이퍼링이 시작될 거라는 것이죠. 11월쯤 발표를 예상하고 있으며 실제 시행은 12월이 될 것 같습니다. 더 빨리 시작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12월 이전이 될 수도 있죠. 시장 반응은 비교적 담담했고 최근의 변동성은 중앙은행 발표보다는 중국 위험과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시장이 부르는 '긴축 발작'은 올해에는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인프라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까요.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리라 생각합니다. 인프라와 관련해 최근 상황이 시사하는 것은 이번 주중(9월 27일 인터뷰 당시)에 하원 민주당 지도부가 초당적 인프라 투자 및 고용법에 투표할 수 있다는 것이고요. 우리가 예상하기로는 공화당 없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며칠 남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워싱턴의 진행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프라법안이 통과되면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까요.

"잠재적인 법안 통과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은 시장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법안의 통과가 가져올 다양한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건설과 공업 같은 명백한 분야뿐만 아니라 위험 심리를 개선하므로 고위험 섹터도 수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발표가 가까워질수록 이 분야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입으리라 생각합니다. 시장은 이미 이 사안을 면밀히 주시 중인 것으로 보이며 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이미 여러 시장 관계자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리 반영한 상황이니까요. 또한 최종 법안은 여러 해에 걸쳐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초반에 집중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말인즉슨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단계적일 것이라는 뜻입니다. 여러 해에 걸쳐 분산될 것입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 생각합니다. 트럼프 시절의 감세와 같은 강력 조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봅니다."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시장 조정 가능성이 있을까요.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견해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은 조금 복잡합니다. 우선 팬데믹으로 인해 심각한 영향을 받은 부문이 있습니다. 특정 상품들의 인플레이션은 가라앉을 것입니다. 중고차 가격의 경우 향후 몇 달간 진정되리라 봅니다. 현재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낮아지겠죠. 또한 도시의 임대료와 같은 특정 산업의 반등은 예상보다 더 강력할 수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반적으로 상승의 위험이 예상됩니다. 코로나로 인해 서비스 가격 상승이 한동안 억제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분명한 지표를 확인할 수 있었고 내년 상반기 몇 달간에 걸쳐 상승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런 요소는 일시적일 뿐이며 시장은 이러한 상황을 아직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아직 시장이 현실 안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급격한 조정은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몇몇 보고서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언급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단기적 반응이 있을 수는 있겠죠. 일부 지표로 인한 단기 변동성이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궁극적으로 현 시장은 향후 인플레이션 상승을 극복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값 등은 한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데요. 인플레이션을 단기적으로 볼 수 있을까요.

"매우 유효한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시장 관계자가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전망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경기 회복 침체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도 진정되리라 봅니다. 물론 앞으로의 데이터를 주시해야겠죠. 성장 둔화가 인플레이션을 낮출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말이죠."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경기둔화 가능성도 커질까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올해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시적인 요소에 의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것도 공급망 차질, 재료 부족 때문이죠.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한 이유가 경제 성장 침체 때문만은 아니라 봅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압력의 정상화라 생각합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 미만으로 유지되어 왔습니다. 중앙은행의 목표도 수년간 2%에 머물렀고요. 팬데믹 이전의 미국 경제는 강력하게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수치는 중앙은행의 목표치보다 낮았습니다. 이러한 선례를 봤을 때 경제적 통념으로 여겨지던 낮은 경제 성장률과 낮은 인플레이션을 더는 동일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중기적 관점의 인플레이션 둔화가 반드시 경제 침체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급망 혼란이 사라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되는 것이라 봐야 합니다."

▶미국 시장을 볼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경제학자로서 경제 펀더멘탈을 살펴봅니다. 강력한 경제 펀더멘털로 인해 주가가 상승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강력한 경기 회복력을 보여 왔으며 이는 지난 분기 실적에도 반영됐습니다. 물론 시장 관계자들도 미국 재정 정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 성장 궤도에도 영향을 미칠 테니까요. 향후 시장은 중국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며 헝다 그룹 사태와 부동산 섹터의 침체도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입장은 미국 시장으로의 파급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단기적인 상황에 따른 변동성은 존재하겠죠. 그러나 전반적으로 중국의 상황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입니다."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여러 분기에 걸친 강력한 회복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의 초기 회복만큼 강력하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전반적인 데이터는 긍정적입니다. 비농업 취업인구의 경우 평균 75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긍정적인 수치입니다. 3개월 평균이 75만 명이라는 것은 노동 시장의 개선을 나타내며 전반적인 제조업 데이터에서도 탄력 있는 경기 회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강력한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위험이 다소 존재하기는 하지만 미국의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기업들은 잘 운영되고 있는 편입니다. 따라서 경기 회복이 계속되리라는 우리의 견해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노동 시장 역시 계속 회복될 것이며 머지않아 강력한 경제 성장을 보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