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둔화 우려에 뉴욕 증시 혼조세…정유주만 웃었다 [신인규의 스톡체크]
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11일 오전 9시 30분입니다. 뉴욕 증시 3대지수는 혼조세를 보이며 출발했죠.

미국에서는 경제성장 둔화 우려와 함께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이런 상황들이 단순한 인플레이션 우려 이상의 걱정거리를 월가에 던져주고 있습니다.

개장 전 WTI는 전거래일 대비 2.6% 가까이 오른 배럴당 81.39달러에 거래되고 있고요. 브렌트유는 84달러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나마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 확대를 제안했던 천연가스는 전거래일보다 가격이 1.73% 낮아졌습니다.

유가가 얼마나 오르고 있는지, 오늘은 오펙 바스켓 프라이스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오펙 바스켓 프라이스, ORB는 오펙 산유국들의 원유 가격을 가중평균해 낸 지표입니다. 9월 말 하락세를 보이던 ORB는 10월 7일 기준 81.56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데이터를 되짚어보면 지난해 9월 30일 기준 ORB는 40.8달러였습니다. 가격이 1년만에 두 배 뛰어오른 거죠.

중국의 전력난과 함께, 수요를 자극할 요인이 있는데도 오펙이 지난 회의에서 11월에도 기존 계획보다는 공급을 더 늘리지 않겠다고 하면서 전세계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입니다.

유가가 오를 때 정유주와 금융주는 대체로 상승하는데 오늘 프리마켓에서도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각각 1.56%, 1.15% 상승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나 JP모건도 소폭 상승세를 보였고요. 하지만 기술주들을 비롯해 다수의 종목들은 전거래일 대비 하락세라는 점 참고하셔야겠습니다.

유가를 자극하는 한 원인인 중국의 전력난이 해운을 비롯해 세계 공급망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 역시 확산 중입니다.

미국은 11월 추수감사절을 전후해서 연말까지 쇼핑 시즌에 들어가는데요, 미국인들이 구매하는 데부분의 상품이 사실은 중국산이죠. 그런데 중국에서 앞서 말씀드린 이유로 공장이 문을 닫거나 생산 차질을 빚는 곳이 많아졌고, 물건을 하역하거나 배송하지 못하고 정박중인 선박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만 9월 말 기준 주간 평균 200척 이상의 화물선이 이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는 통계가 집계됐습니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 홀리데이 쇼핑 주문을 지금부터 해야 한다는 뉴스도 나옵니다.

미국인들의 소비 패턴을 고려하면 특히 음식료와 가전제품 부문에서 11월 들어 공급망 문제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뜻이고, 비용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신인규 한국경제TV 특파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