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은행주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행업종이 이익 증가 안정성이 가장 높은 산업이면서도 주가는 여전히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조정장에 은행株 다시 각광
은행주의 상승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 은행주 ETF인 ‘인베스코 KBW 뱅크’(KBWB)는 최근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올 들어 상승률은 40%에 육박한다. 한국 증시에서도 지난달 추석 연휴 이후 이어진 하락장세 속에서 은행주는 전반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지난달 23일 5만1500원으로 장을 마쳤던 KB금융지주가 5만5000원대까지 7%가량 뛰었고, 우리금융지주도 1만1100원에서 1만1600원으로 4.5% 올랐다. 기업은행은 4.9% 상승했고,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등도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은행주의 강세는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가산금리 인상이 이뤄지자 은행의 이자 마진이 확대되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KB금융, 신한지주 등으로 몰리며 수급도 좋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주가 주가 상승 여지가 크고 배당 매력도 있는 ‘완성형 배당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증가 안정성이 가장 높은 산업인 은행주는 코스피 대비 15%포인트 할인받고 있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상황”이라며 “반면 배당 지급 빈도는 높아지면서 배당주로서 투자 매력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진 확대 구간에서 완성형 배당주로 진화하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완만한 경기 회복이 이뤄지면 초과 할인율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은행주 ‘톱픽’으로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를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효율적인 자본 배분으로 경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가장 높고, 우리금융지주는 배당수익률이 연 7%대에 달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