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이 은행들에게 석탄·발전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고급 주류나 보이차 같은 투기성 소비재에 자금이 흘러가지 않도록 하라고도 요구했다.

6일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는 전날 내놓은 '석탄·전력정상생산 및 상품시장질서 보장 유관사항에 관한 통지'에서 은행과 기타 금융회사들에 일정한 자격을 갖춘 광산 기업과 발전 기업에 대한 대출을 최우선 순위에 두라고 주문했다. 이들이 발전용 석탄과 전력 생산을 늘리도록 지원하라는 의도다.

당국은 상품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은행 대출이 시장에서 석탄, 철강, 비철금속류를 사재기하는 데 쓰이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관련 주식, 채권, 선물 시장에 해당 자금이 투입되는 것도 불법으로 규정했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전국에서 전력 사용 제한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206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각 지방정부와 국유기업 등에 강력한 탄소 배출 제한 기준을 제시했고, 지방정부와 국유기업들이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석탄 생산과 전력 생산을 줄였다. 겨울 난방철이 다가오고 투기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발전용 석탄 가격은 연초 대비 1.5배 이상 올랐다.

은보감회는 '마오타이'로 대표되는 고급 주류, 보이차 등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금융회사들이 나서서 차단하도록 주문했다. 500㎖짜리 마오타이 1병 가격은 연초 대비 세 배 오른 4500위안(약 8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국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수요는 늘어나는데 마오타이 연간 생산량은 5만t 안팎으로 제한돼 있어 갈수록 가격이 뛰고 있다.

은보감회는 통지문에서 △은행들은 금속 관련 기업들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투자를 지원할 것 △소액대출 금리를 시장금리보다 너무 높게 책정하지 말 것 등도 주문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