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해운사 SM상선이 다음달 국내 증시에 상장한다. 회사 측은 희망하는 기업가치를 최대 2조1000억원으로 제시했다. 14년 만에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 등장한 해운사로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몸값 2.1조원' SM상선 내달 상장
SM상선은 6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계획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희망 공모가격은 1만8000~2만5000원이다. 공모 규모는 6091억~8461억원으로 공모 직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5230억~2조1153억원이다. 상장 후 유통 가능한 주식 비중은 약 39%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다음달 초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일반청약을 거쳐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해운사 IPO는 2007년 KSS해운 이후 14년 만이다.

SM상선은 삼라마이다스(SM)그룹의 해운 계열사로 컨테이너 운송사업 등을 하고 있다. 현재 미주 서부노선 4개와 상하이·하이퐁·호찌민·방콕 등을 기항하는 아주 노선 9개에서 총 18척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 이 회사는 뉴욕·사바나 등을 기항하는 미주 동부노선도 개설할 계획이다.

SM상선은 올해 해운업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이 회사의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3089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1405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거둔 매출은 7076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의 70%가량에 달한다. SM상선은 이번 상장 과정에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선박, 컨테이너박스, 친환경 설비 확충 등에 투입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삼라마이다스를 비롯한 SM그룹 계열사들도 보유 중인 SM상선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삼라마이다스(1015만3267주)와 티케이케미칼(135만3768주), 삼라(541만5075주)가 총 1692만2110주를 구주 매출로 처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최대 4230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