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서 '백조'된 볼보, 상장 추진
중국 지리자동차 소유의 스웨덴 자동차 회사인 볼보가 이르면 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증시에 상장하는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WSJ는 이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볼보의 시장 가치는 250억달러 정도될 것으로 예상했다. WSJ에 따르면 볼보보다 차량 판매량이 많고 한 때 볼보를 인수하려 했던 프랑스 르노그룹의 시장 가치가 100억달러 가량이다.

WSJ는 볼보의 기업공개(IPO)가 성공한다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극적인 턴어라운드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볼보는 1999년에 미국 포드에 64억달러에 인수됐다. 당시 직원 수가 2만8000여명, 연간 40만여대를 생산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포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재무상황이 악화하자 볼보를 매물로 내놨다. 매수 희망자가 없어 주인을 못찾은 볼보는 중국 지리가 나타나 18억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포드가 인수한 가격의 3분의 1도 안되는 가격이었다.

지리는 인수 초기에 판매량이 늘지 않아 고전했다. 이후 10년 간 1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볼보의 라인업을 현대화하고 내연기관 중심 차량에서 전기차로 조기 전환하려 노력했다고 WSJ는 전했다.

볼보는 올 상반기 판매량이 38만75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미국 판매량은 47% 증가한 6만3754대였다. 유럽은 볼보의 가장 큰 시장으로 남아 있고 BMW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다.

WSJ는 "볼보의 상장 결정이 늦어질 수 있지만 이 계획에 정통한 사람들은 최종 결정이 임박했음을 알리고 있다"며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볼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운오리'서 '백조'된 볼보, 상장 추진
앞서 볼보와 지리차 등이 공동 소유한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는 특수목적 인수회사와 합병해 뉴욕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회사 가치는 약 20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