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6개월 의무보유 확약(보호예수)이 해제된 악재를 하루만에 극복하고 반등했다. 위탁 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었던 노바백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상용화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주주로 지분 약 70%를 보유하고 있는 SK케미칼에 대해 보유 지분을 팔아 배당하라는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오버행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것이다.

27일 오전 9시6분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일대비 9500원(3.46%) 오른 28만4000월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4일 1만5500원(5.98%) 오른 27만4000원을 기록한 후 이틀째 상승하고 있다. 지난 24일 장중 28만5500원까지 오르기도 해서 이날도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의 주가 상승 동력은 노바백스가 인도 파트너사 세럼 인스티튜트(SII)와 함께 자사의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WHO 긴급사용 목록 등재를 위한 규정심사를 요청했다고 23일(현지시간) 로이터가 소식을 전한 데에 따른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 NVX-CoV2373의 기술을 이전받아 대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었다. 노바백스 백신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가 미뤄지면서, 오히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 중이던 백신 후보 GBP510이 더 주목돼왔다. 실제 지난달 한 달 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83.87% 급등했는데, 이는 8월5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전략 회의와 같은달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GBP510에 대한 임상 3상 진입 승인의 영향이 컸다.

노바백스의 이번 WHO 긴급사용 목록 등재 추진은 개발도상국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는 “노바백스는 이미 대부분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한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 경쟁에서 밀린 후 저소득층과 중산층 국가에 대한 규제 제출을 우선시해왔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노바백스 백신의 WHO 긴급사용 목록 등재가 이뤄지면, 개별국 의약품당국들의 심사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한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WHO 긴급사용 목록에 등재될 경우 여러 국가의 규제기관에서도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고 있는 국내 물량에 대해서도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 정부 공급 등 긍정적인 전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오버행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호재가 나온 24일에도 기관의 매도세가 계속된 데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주주인 SK케미칼도 보유 지분 중 일부를 팔라는 압력을 받고 있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과정에서 6개월동안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에 배정된 물량은 394만8100주이며, 지난 23~24일 기관이 매도한 물량은 121만4034주다. 이는 6개월 의무보유확약 물량의 31% 수준으로,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의무보유 확약 해제 물량이 남았다.

SK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의 의무보유 기간은 지난 18일로 만료됐다. 기간 만료에 앞서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 파트너스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영권을 유지할 정도로만 지분을 남기고, 나머지를 매도해 특별배당하라는 취지의 주주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68.43%를 보유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